한나라당 언론자유비대위 '시민단체는 외곽단체' 발언에

시민단체·종교계 "법적 대응 불사"

언론개혁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인사들과 한나라당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한나라당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박관용)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내 이들 시민사회단체를 “배후사령탑에 의한 조정 의혹”이 가는 ‘외곽단체’라 규정한 데 반발한 언론단체와 노동·시민·학생단체들이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이회창 총재 퇴진’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집회를 가진데 이어 종교계 인사들이 이회창 총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인사들은 한나라당이 자신들의 항의서한 접수와 이회창 총재 면담마저 거부하자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개혁을 위한 종교인 1000인 선언에 참여했던 김병상 신부, 문대골 목사, 효림 스님 등 종교계 인사 10여명은 2일 한나라당을 항의 방문, 이회창 총재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 총재가 휴가를 떠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6일까지 각 언론사에 ‘외곽단체’ 부분에 대한 기사 정정을 요구하는 입장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7일 다시 한나라당을 찾아 이 총재의 공식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언론개혁시민연대와 민주노총, 참여연대, 한총련 등 언론·노동·시민·학생단체 회원 500여명은 1일 ‘시민사회노동단체 매도 한나라당 규탄 및 언론개혁촉구대회’를 갖고, “한나라당은 언론개혁 매도를 중단하고 홍위병 운운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성유보 신문개혁국민행동 본부장은 대회사에서 “이회창 총재가 진정으로 사과하고 박관용 언론자유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집회 시위는 물론, 법적 대응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대회를 마친 뒤 한나라당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한나라당은 접수를 거부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대표단의 당사 진입을 막아 몸싸움이 벌어지자 붉은 색 염료가 섞인 계란을 한나라당사에 던지며 항의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언론자유비대위는 2일 성명을 내고 “어제는 시민단체라는 이름을 내건 집단들이 당사 진입을 시도하며 페인트병을 던지는 등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며 “이런 홍위병식 움직임들은 누구의 사주를 받아 자행되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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