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이 출범 2년차를 맞이하며 각 사마다 편성전략을 짜는 데 고심하고 있다.
종편에서는 TV의 주시청층인 30~59세대 가족시청층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선 기간 동안 정치대담 프로그램이 범람하면서 “종편이 50~70세대를 겨냥한 ‘그레이 채널’로 가서는 곤란하다”는 게 광고주들 입장이다.
“재방 비율 낮추고 본방 사수하라”시청률 조사기관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12월 월평균 시청률은 MBN 1.384%, 채널A 1.261%, TV조선 1.014%, JTBC 0.929%를 기록했다. 지상파 채널을 제외한 전체 채널 가운데 1위를 지키고 있는 MBN은 2012년 7월부터 6개월째 월간 시청률 1위를 달성하고 있다.
송정우 MBN 홍보부장은 “가족시청층을 상대로 한 ‘황금알’과 ‘동치미’ 등이 3%대 시청률 기록하고 MBN의 방송 노하우가 곁들여진 뉴스 시청률이 뒷받침 된 것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동치미’는 지난 12일 교양예능 프로그램으로는 최고인 4.19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종편의 아킬레스 건으로 본방 비율이 낮은 점이 주로 거론된다. 종편 4개사는 지난 1년간 평균 1% 미만의 부진한 시청률과 51.7%의 재방비율로 “출범 취지를 무색케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올해는 재방 비율을 30~40%대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난 1주일간(7~13일) 종편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 본방송 프로그램은 JTBC 33개, 채널A 28개, MBN 27개, TV조선은 20개로 JTBC가 본방 프로그램 개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시청률이 낮은 새벽시간에는 재방송을, 오전·오후 시간대에는 정치 대담 및 뉴스 프로그램을,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20~24시대에 본방 프로그램을 배치하고 있다.
JTBC는 최근 김수현 작가의 주말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동시간대 MBC ‘아들 녀석들’을 연달아 이기면서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 13일 방송에서 8.4%(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편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드라마는 전체시청률을 견인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JTBC는 토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무자식 상팔자’ 2회를 연속 재방송을 한다. 재방송에도 2%대 시청률이 나와 전체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소수점 셋째자리까지 경쟁을 하는 입장에선 드라마는 분명히 전체시청률과 광고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분명한 무기다.
“드라마는 계륵 같은 존재”그러나 종편사들에게는 드라마는 ‘계륵’ 같은 존재다. JTBC는 잠정 1300억원의 적자가 집계된 가운데 절반 이상이 드라마 제작비로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타종편에서는 드라마에는 쉽게 손대지 못하고 있다.
종편 한 관계자는 “드라마를 제대로 제작하기 위해서는 방송사에 외주제작사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제작PD가 있어야 한다”며 “출범 초기에 대본 및 예산 검토 등을 할 수 있는 내부 PD가 없다보니 선뜻 목돈이 들어가는 드라마를 외주제작사에 맡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JTBC는 그동안 SBS ‘바람의 화원’(2008) KBS ‘공부의 신’(2010) 등을 제작한 드라마하우스가 JTBC의 자회사이자 드라마들을 총괄하고 있어 퀄리티는 일정 수준 보장 된 편이라는 입장이다. 또 JTBC가 최근 케이블 PP계열의 드라마 채널 런칭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드라마 제작 능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편성에도 JTBC는 전체 시청률이 종편 가운데 꼴지를 하고 있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드라마) ‘신화방송’(예능) ‘닥터의 승부’(교양) 등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은 많지만 전체 시청률을 이끄는 보도 및 교양 프로그램이 ‘기초체력’이 약해 전체 시청률이 낮다.
타종편에선 JTBC가 잘해줘야 한다고 기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종편 한 관계자는 “종편 전체에서는 JTBC가 잘 되기를 바란다”며 “드라마가 종편을 유입시키는 창구를 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종편 출연해 왜곡 문제 지적해야”종편이 시청률에 여권 편향적 발언이나 폭력 등 자극적 소재를 방송해 법정제재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받는다. 이런 가운데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종편 출연 금지 당론을 수정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 위원장은 “종편에 안 나가는 게 진보일 수 있지만 야당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릴 책임도 있는 것”이라며 “왜곡된 게 있다면 왜곡된 대로 문제를 삼는 게 맞다”고 당론 수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당 추천의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역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SNS)에 글을 올려 “보수논객들의 적극적인 출연으로 보수·극우 논객들을 반박해 의제의 중심과 합리성을 잡아내야 한다”며 “진보논객이 출연하는 MBN이 다른 조중동TV(종편) 시청률보다 많게는 2배까지 높다. 조중동이 진보논객을 외면할 수 없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지난 14일 채널A의 ‘뉴스A’(저녁 9시40분)에 출연하는 등 종편 출연에 야당 의원과 진보 논객들의 ‘빗장’이 풀릴지 올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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