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잇따라 '집안단속'
SBS회장 '도덕성 무장' 강조... KBS지회 '앵커선선발 신중해야' 성명
언론인 비리사건 잇따라 터져나오자 방송사 경영진과 기자들이 도덕적 재무장을 선언하고 나섰다.
KBS 지회(지회장 박선규)는 이강균 전 아침뉴스 앵커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 4일 자정운동을 선언하고 경영진에 당사자와 해당인 중용자의 인사조치를 촉구했다. KBS 지회는 이날 붙인 대자보에서 "전직 사장의 구속에 이어 터진 이번 사건은 더 신뢰있는 방송을 위해 열악한 환경을 마다 않고 정신없이 뛰어온 기자들에게 허탈감과 분노를 느끼게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또 "앵커가 방송의 얼굴이자 모든 기자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앵커선발에 있어 도덕적 자질을 무엇보다 우선시하자"고 강조했다.
SBS 윤세영 회장은 31일 열린 경영회의에서 방송인의 도덕적 무장을 강조하고 각 본부장들에게 '불미스런 일'이 없도록 살피길 당부했다. 윤 회장은 "SBS 출범 당시 결의에 찬 의지가 최근 퇴색되지 않았는가 하는 걱정이 들 때가 솔직히 있다"며 "우리가 조금만 방심하고 도덕적 해이를 보이면 모르는 사이 걷잡을 수 없는 스캔들에 휘말릴 가능성이 항상 있다"고 경고했다. SBS 노조(위원장 오기현)는 지난 31일 외유성 공짜여행과 과도한 선물, 촌지, 향응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서울지검 외사부(강충식 부장검사)는 3일 KBS 이강균 기자를 금품수수 혐의로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자는 97년 11월 모 의류업체로부터 '세금포탈 혐의로 고발될 처지에 있으니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관할 세무서장을 만나 선처를 부탁한 후 1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자는 기자협회보의 확인전화에 "할 말이 없으니 끊겠다"며 통화를 거부했다.
이와 관련 KBS측은 이 기자에게 사표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한 기자는 "혐의가 확실하다면 정식으로 인사위원회를 거쳐 면직돼야 한다는 것이 기자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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