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종합편성채널들에 안도감이 깃들고 있다. 종편사들 사이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승인과정부터 다시 재검토를 하는 것 아니냐” “재승인 과정에서 각종 혜택들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형성됐으나 박 후보의 당선으로 이런 우려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종편은 여타의 케이블 채널과는 달리 출범 당시 각종 혜택을 받았다. 4개 채널이 유료방송 10~20번 대 ‘황금채널’에 자리했고, 의무재송신 채널로 사실상 전국방송에 위치했다. 중간광고 허용, 광고시간 연장, 공익광고 축소, 직접광고 영업 등 광고에서 정책지원을 받았다. 지난 3월에 내기로 한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로 면제받았다. 종편사 한 임원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아기에게 뛰어보라고 등을 떠밀어선 안된다”며 지원을 호소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 같은 우호적인 기조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종편사들은 디지털 신호 송출방식에 대한 방통위의 정책을 문제 삼고 나서 이에 대한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관심사다. 종합편성채널을 필두로 일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이 지상파 방송 전송방식인 ‘8VSB’ 도입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8VSB는 케이블TV서비스 가입자 중 디지털TV를 가지고 있지만 가격이 싼 아날로그 상품을 쓰는 가입자들이 지상파 채널을 고화질(HD급)로 시청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방통위에서는 약 500만 가구가 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는 아날로그TV 상품 가입자들이 디지털TV의 셋톱박스 없이도 저화질로 시청이 가능한 쾀(QAM) 방식으로 신호를 송출하고 있다.
종편 채널을 비롯해 동아, 조선, 중앙일보는 사설과 칼럼 등을 통해 8VSB 도입 주장을 펴고 있다. 채널A는 지난 13일 방송에서 “정부는 지상파에만 8VSB 방식을 허용하는 특혜를 주고 있다”며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들은 디지털 전환 후에도 70여개 채널 중 불과 5개만 디지털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10일자 칼럼에서 박승권 한양대 교수 역시 “예컨대 종편 채널 등 화질 좋은 디지털 케이블 채널 중 일부를 8VSB의 형태로 변경해서 케이블 망을 통해 각 가정에 보내주면 당장에라도 기존 디지털TV에서 화질 좋은 디지털 케이블 방송을 즐길 수 있다”며 기술 도입을 주장했다.
관련 업계 반발은 만만찮다.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관련법 상 ‘8VSB’ 신호송출은 지상파에만 한다는 것이며 소규모 PP(프로그램공급자)들 역시 주요채널만 고화질로 방송되면 인기채널로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방통위는 “세계 어느나라도 8VSB 방식을 지상파 외에 적용하는 나라는 없다”며 “이로 인해(8VSB) 타격을 받을 방송 사업자들의 처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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