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 높아 … 근무 형태 변화 등 방법 찾아야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추진하고 노사정위원회에서 올해 안에 관련 논의를 매듭짓기로 한 가운데 언론계에서도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방송사에선 주 5일 근무제가 노사간 협상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면서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한 논의로 진척될 경우 실제 도입 여부는 시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KBS는 최근 노사협의회에서 노조쪽이 제기한 주 5일 근무제에 대해 원칙적 합의를 하고, 조만간 세부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S 노무국의 한 관계자가 “인력 확충이나 예산의 추가 부담 없는 도입 방안을 찾고 있다”며 “보도국의 경우 주말과 휴일 뉴스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을 볼 때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보도 부문의 대응방안까지로 세밀히 검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MBC도 회사쪽에선 실무차원의 자료수집과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노조는 이달말 시작되는 단협 교섭에서 안건으로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방송사에서 주 5일 근무제 도입을 놓고 논의가 공식화될 조짐을 보이자 기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KBS의 한 기자는 “당장 근무 형태에 큰 변화가 오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흘러 주 5일 근무제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면 토, 일요일 시청자들이 관심 갖는 방송 내용도 달라지게 될 것이고 자연히 보도 프로그램이나 뉴스의 내용과 제작 시스템에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방송사에서 주 5일제 도입 문제가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데 비해 신문사의 경우는 아직 이렇다할 논의가 없는 게 현실이다.
한 신문사의 기획팀 관계자는 “주 5일 근무제에 대해선 노사정위원회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태여서 뭐라 얘기하긴 이르지 않느냐”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신문사의 인사 담당자도 “노사간에 주 5일 근무제와 관련해선 아직 논의를 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문사들이 이처럼 주 5일 근무에 대해 소극적인 반면, 기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선 주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휴일 근무형태 변경 문제뿐 아니라 독자들의 생활 양식의 변화를 반영한 지면의 변화 역시 불가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겨레의 한 기자는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해도 신문사들이 이틀씩 휴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그러나 주 5일 근무가 이미 실시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독자들의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지면 제작 역시 이런 추세를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의 한 기자는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이틀간 쉬는 관공서도 늘어날텐데, 당연히 스트레이트 기사 출고량도 줄어들 게 된다”며 “독자들이 휴일에 관심 갖고 읽는 기획기사 등이 중심이 되다보면 기자들의 근무형태 변경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이 월요판 신문을 정상 발행하되, 평일 출고된 기획기사나 생활, 레저, 스포츠 관련 기사에 지면을 많이 할애하고 휴일 근무인원을 최소화함으로써 기자들에게도 주 5일 근무의 혜택을 누리게 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중앙의 한 기자는 “신문제작을 위한 여유 인력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주요 취재원인 관공서가 쉰다고 해도 기자들은 출근을 해야 할 것”이라며 “휴일 근무를 시키는 대신 수당을 늘리지 않겠냐”고 내다보기도 했다.
결국 주 5일 근무제의 법제화가 대세인 점을 감안할 때 신문사들도 지면 변화는 물론, 기자들의 휴일 근무 문제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 김용백 사무처장은 “내년도 단체협약 교섭 때 주 5일 근무제 도입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하반기 중에 소속 언론사의 근무형태에 대한 자료 수집과 의견 수렴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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