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편지 한통이 배달되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이면 광주매일신문으로부터 메일 한통이 날아든다. 한 주간의 광주전남 지역의 주요 뉴스와 소식을 국내외에 전하는 주간 뉴스레터 ‘전라도 광장’이다. 독자들에게 매주 정성껏 편지를 선물하는 그 뒤편에는 광주매일신문 박범순 편집부 차장이 있다.
“편집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묻히는 기사들이 너무 아까웠어요. 취재기자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취재해서 썼는데 지면이 한정되다 보니 내용이 잘리거나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중 내용이 정말 좋은 기사들도 있는데 눈에 띄지 않는 기사들을 살려보고 싶었죠.”
광주타임스에서 전산시스템 관리를 했던 박 차장은 2008년 광주매일신문에 입사하며 주간 뉴스레터를 제안했다. 포털사이트에 뉴스콘텐츠를 공급하지 못하는 지역일간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추진되지 못하다 올해 3월부터 시작해 벌써 45회를 넘겼다.
‘전라도 광장’은 각 부서 데스크로부터 한 주간의 지역 뉴스 세 개씩을 받아 편집부에서 레이아웃과 디자인을 거쳐 탄생된다. 지면에서 빛을 보지 못한 기사들을 새롭게 조명해 자칫 놓치기 쉬운 기사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뉴스레터가 실행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착한 가격의 메일 서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전문 솔루션이나 외부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까지 지출될 수 있지만 기존에 사용 중인 장비와 메일 발송 프로그램을 활용해 초기 40만원대로 시스템을 안착시켰다. 지역신문의 어려운 살림에도 비용 대비 최대 효과를 본 사례로 지난 11월 지역신문컨퍼런스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전라도 광장’은 현재 1만명의 독자들에게 발송되고 있다. 미담 위주의 지역 소식을 최우선으로 전하며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타 지역과 해외 거주자들에게 가교 역할을 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나주출신의 미국 시애틀 교민인 허연 시인은 ‘전라도 광장’을 본 후 잊고있던 지인들과 연락을 취하게 됐다. 도쿄 총영사관에 있는 김진식 외교관도 재일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전라도 광장’을 소개해 호남을 알리는데 일조했다.
박 차장이 지면 편집의 길로 들어선 것은 대학시절 우연히 학보 편집 사무실에 갔다가 매킨토시를 보고 충격을 받은 후다. 당시 등록금이 100만원도 안 되던 때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500만원이나 하던 매킨토시를 구매할 정도로 푹 빠졌다. 사실 국문학도인 그에게 취재기자를 권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시스템을 관리하는 게 좋았단다.
그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아내와 두 딸이다. 5살 된 서현이와 지난 11월 26일 갓 태어난 둘째딸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겁다. 현재 출산휴가중이지만 무등일보 사회부 사건캡인 아내는 기자생활에 큰 조력자다. 주간 뉴스레터도 아내와의 연애 시절, 현장 취재기자인 아내에게서 얻은 아이템이다.
영상에 관심이 많다는 박 차장은 공부를 더 해서 지역적 특색을 살린 다큐나 독립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향후 뉴스레터의 발전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
“뉴스레터에 영상 인터뷰를 넣는 등 멀티미디어를 가미해보고 싶어요. 뉴스레터를 통해 포털처럼 다른 기관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시도도 해볼 수 있고요. 하지만 기술보다 어떤 콘텐츠를 담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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