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제작진들이 다시 모였다.
MBC노동조합과 휴먼큐브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응답하라! PD수첩’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PD수첩의 현실을 토로했다. 간담회에는 한학수 PD와 최승호 PD, 조능희 PD, 김재영 PD, 정재홍 작가, 이소영 작가와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 PD수첩 제작진들이 27일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응답하라! PD수첩'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PD수첩으로 꼭 복귀해 국민의 아픈 곳을 긁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 ||
'응답하라! PD수첩'은 지난 4년여 간 PD수첩 제작진이 방송으로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파업 참가를 이유로 MBC에서 해고된 최승호 PD는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20여 년간 지속된 PD수첩이 이명박 정부와 김재철 사장에 의해 탄압받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PD수첩이 살아있되 살아있지 못한 죽어있는 입술이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최 PD는 "PD수첩 제작진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동안 일어난 일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 생각해 PD와 작가들의 경험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며 "MBC에서 벌어진 적나라한 피와 눈물의 기록을 국민들과 후대에 알리고자 PD수첩 제작진이 국민들께 드리는 마지막 고백과 호소"라고 밝혔다.
책은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을 찾아서',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검사와 스폰서', '미국산 쇠고기 방송과 법정투쟁' 등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됐던 이슈에 대한 뒷이야기를 담고 있다. 검찰에서 검사 스폰서 사건을 어떻게 은폐하려 했는지, 소규모였던 4대강 정비가 대규모 계획으로 왜 갑자기 바뀌었는지 등을 전한다. 170일 간의 MBC 파업과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 및 결방 등의 과정도 솔직하게 기록했다.
PD수첩에서 해고당한 정재홍 작가는 "PD수첩은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신조로 성역 없는 비판으로 진실을 이야기해왔다"며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파업이 끝난 뒤 작가 6명 전원을 해고한 것은 작가들이 물려받은 제작 노하우와 비판정신, 즉 PD수첩이 축적한 인프라 자체를 없애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PD수첩은 현재 1월 17일 이후 10개월째 방송되지 못하고 있다. 제작진들은 사측으로부터 징계 및 해고, 신천교육대 및 제작 외 부서로 전출됐다. 현재 신천교육대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한학수 PD는 "신천교육대에는 아나운서, 기자, PD 등 총 95명이 있는데 저널리스트에게 기초 교양 강좌에 3개월 동안 처박혀 있으라는 것은 큰 모욕감을 주는 인사발령"이라며 “법원에서도 직종 외 발령이 부당하다는 판결이 있었음에도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 PD는 "저희는 PD수첩의 현 제작진이고 싶다"며 "우리가 왜 프로그램에서 배제돼 전 제작진이 되어야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정직 3개월 후 사회공헌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능희 PD도 "PD수첩은 개별 프로그램과 방송사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거대 세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니,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조직을 말살시키고 유능한 인재를 흩어지게 하는데 과연 누가 비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은 파업을 빌미 삼아 올 1년 내내 PD수첩이 국민의 눈과 귀가 되는 것을 막아왔다”며 “MBC 사측은 12월 11일 시용 PD와 대체 작가로 PD수첩 첫 방송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제대로 된 PD수첩이 응답하길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이 상당히 많이 모여 있는 만큼, 그 결과는 올해 대선에서 국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이제 PD수첩은 제자리로, 국민들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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