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자협회 주최 '한국-중국-베트남 3국 기자 콘퍼런스' 사흘째인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기자 콘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에 열중하고 있다. | ||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는 ‘한국․중국․베트남 3국 기자 콘퍼런스’ 사흘째를 맞아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2012 한․베트남 기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한국과 베트남 기자들은 입을 모아 이같이 지적했다.
“한류와 베트남 진출 기업에만 관심”
6년간 베트남 특파원 생활을 했던 김선한 연합뉴스 마케팅국장은 정치․경제 세션 발제에서 “베트남이 통일 이후 겪어온 사회․경제적 성장은 지난날 한국의 자화상 같다”며 “이제는 한국에서 베트남을 바라보는 시각을 교정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한국과 베트남 수교 20년은 성년이 됐다는 의미로, 양국의 상호 존중과 책임이 필요하다”며 “양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언론도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특파원을 지냈던 부 주이 홍 베트남통신TV 부사장은 한국이 베트남의 현재와 미래에 더 관심을 둬야한다고 촉구했다.
부 주이 홍 부사장은 “한국 언론은 경제․문화적인 면에서 한류와 베트남 진출 기업에만 집중할 뿐 베트남 사례는 잘 보도하지 않는다”며 “베트남 전쟁 등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응웬 휴우 투언 베트남기자협회장도 “베트남 언론은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데 적극적인데 반해 한국 언론은 베트남 문화를 소개하는데 머뭇거리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딩 티 투이 항 베트남기자협회 언론인교육센터 부대표는 “한국 국민들은 베트남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한다”며 “한국 내 베트남에 대한 통신․언론 활동을 증대시키고 실질적인 내용의 베트남 보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계성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은 “한․베트남 사이에 교류가 활발하지만 모두가 지적한대로 아직 불균형이 많다”며 “결혼․한류 등 아직 한국의 일방적인 문화가 많은데 한국 입장에서 베트남에 편견을 갖고 있지 않은지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을 경계하고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하룡 조선일보 부동산팀장은 “국내 사정상 한국 언론의 베트남 특파원이 거의 없는 현실”이라며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지만, 베트남 거주 경험에 비춰봤을 때 취재 시 정부 허가 등 취재환경의 제약이 많은 요인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문화사회에 맞는 보도 고민해야
언론세션에서도 한국 언론이 베트남에 대한 보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태선 한겨레신문 편집인은 발제 ‘베트남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에 대한 보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열린 다문화 사회로 가기 위해 정책 당국과 시민사회의 노력, 언론의 구실이 중요하다”며 “언론은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가기 위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준비 없이 한국 사회에 오게 된 결혼이주여성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사회 구성원 간의 이해를 넓혀갈 방법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전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발제 후 레 티 항 베트남소리방송 문화과학교육부국장은 “베트남에서는 결혼을 위장한 인신매매 등이 문제되고 있는데, 한국 언론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권 편집인은 “2007년 베트남 결혼이주여성 취재 당시, 인신매매적인 측면과 여성들 스스로 선택한 부분이 혼재한는 것을 깨닫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며 “양국의 결혼중개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긍정적으로 발전시켜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양국 정부가 법․제도적으로 결혼 중개 과정을 투명하게 감독하고, 양국 언론 모두가 엄정히 취재하고 감시하는 역할로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유지혜 중앙일보 국제부 기자는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공감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문제해결에 진전이 있으리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결혼이주여성의 지금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베트남 협력 강화를 위해 경제․문화적인 관계를 넘어 정치외교․군사안보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교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이날 콘퍼런스에는 1975년 당시 베트남전 종군기자였던 안병찬 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이 연사로 나서 베트남과 관련된 생생한 사진과 기록으로 특강을 실시했다.
강진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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