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청문회', 파업 사태 실마리 풀리나

여야, 문방위서 개최키로 가닥…노조 "가시적 결과" 기대


   
 
  ▲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에서 열린 ‘MBC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 국민서명운동’에 시민들이 줄을 서 서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언론사 파업사태가 종지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KBS, 연합뉴스, 국민일보가 노사협상을 통해 파업을 해결한 가운데 여야는 26일 19대 국회 개원의 최대 협상 조건이었던 언론사 파업 청문회를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서 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실상 MBC 문제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여 150일을 맞은 MBC 파업 사태에 실마리가 풀릴지 주목된다.

민주통합당은 애초 주장해온 언론사 국정조사에서 한 걸음 물러났고, 새누리당은 무조건 받을 수 없다는 언론사 문제를 국회에서 다루는 데 동의하며 원구성 협상의 최대 걸림돌을 해결했다.

신경민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26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언론사 파업 문제를 논의하는 데 거의 합의했다. 원안을 다듬어 며칠 내 발표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청문회라는 표현을 부담스러워하지만 내용은 사실상 ‘MBC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재철 사장의 잇따른 해고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는 등 김 사장 체제 하에서 해고자만 8명이 나와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된 데다 국회 개원이 맞물리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차기 대권후보로 유력한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22일 “징계사태가 안타깝다”며 파업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이상돈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이 (MBC의) ‘징계사태가 안타깝다’고 표현한 것은 김재철 사장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에 방점이 있다”며 “오는 8월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이 바뀌면 관례에 따라서 경영 평가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사장이 중도하차한 경우가 벌써 있었다”며 김 사장을 정면으로 겨누었다.

MBC 사장 선임권이 있는 방문진 이사진(9명)은 오는 8월9일에 교체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달 초 방문진 이사 선임 공고를 내면 정부, 여당, 야당의 몫으로 각각 3인씩 추천된다. 이 교수는 “향후 새누리당이 추천할 이사 3명은 청와대 의중과 다른 독자적 길을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파업사태에 대해 침묵으로 김 사장의 체제에 힘을 싣는 청와대와는 달리 여권 내부에서는 김 사장의 퇴진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사장의 거취 문제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 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문방위 한 관계자는 “여야가 6월말께 원구성에 합의하더라도 청문회 개최를 위해 자료요청과 증인채택 등에 한 달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MBC 노조에서는 김재철 사장 퇴진이 머지않았다는 입장이다. 정영하 노조위원장은 “6월 들어 시작한 대국민 홍보 총력투쟁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증거로 그동안 MBC 사태에 함구해온 새누리당이 말을 꺼내기 시작한 것”이라며 “파업 종결의 깃발을 들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선언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여야 모두 김재철 사장 퇴진이 1순위이라는 노조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곧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편 김 사장은 지난 25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업무를 떠난 사람들은 사원이길 포기한 사람들”이라며 파업 중인 노조원들을 비난해 입장 변화가 없음을 내비쳤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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