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시신 사진' 어떻게 입수했나

조선중앙통신→국내외 통신사→각 언론사
영상은 북한 방송 자체 수신해 편집


   
 
  ▲ 북한 고위 관리들이 20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을 방문, 조문하고 있다. (평양=AP/뉴시스)  
 
22일 동아일보와 경향신문은 1면에 평양 시민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가 내걸린 평양실내체육관 광장에 모여 오열하는 사진을 실었다.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은 이날 각각 5·6면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아내이거나 여동생인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찍힌 동영상을 캡처해 보도했다.

사진의 출처는 ‘평양=AP 연합뉴스’, 동영상은 ‘조선중앙TV’가 찍은 것이다. 평양에 상주 취재인력이 없는 국내 언론은 어떤 경로로 이런 사진이나 영상을 입수하는 것일까.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사진이나 영상은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가 독점 촬영하고 있다. 미국 AP통신 계열의 영상뉴스 매체 APTN이 평양 현지에서 분위기를 전하고 있지만 제한적이다.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 기념궁전 등은 북한 매체만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찍은 사진은 연합뉴스와 AP 등 통신사를 경유해 각 언론사로 전달된다. 미국 AP와 영국 로이터, 연합뉴스, 뉴시스 등 국내외 통신사들은 조선중앙통신 제휴사인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계열 조선통신사를 통해 사진을 공급받고 있다.

AP와 로이터 등 국제통신사가 제공한 사진은 연합뉴스, 뉴시스 등 국내 통신사를 통해 각 언론사에 전달된다. 국내 언론이 사진을 게재하면서 밝힌 ‘AP 연합뉴스’, ‘로이터 뉴시스’ 등은 AP와 로이터가 확보한 사진을 연합, 뉴시스가 받아 이들 언론사에 공급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가 조선통신을 통해 공급받는 북한 사진은 하루 3~4장에서 많게는 10여장 정도. 아예 안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연합뉴스는 20일 저녁 평양 금수산기념공원 유리관 속에 안치된 김 위원장의 시신 사진을 전 언론사에 공급했다. 조선중앙통신→조선통신→연합뉴스를 경유한 이 사진은 21일 주요일간지 1면에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크레디트를 달고 실렸다.

조보희 연합뉴스 사진부장은 “지난 15일 김 위원장이 개점을 앞둔 광복지구상업중심을 지도했던 사진 이후 한동안 공급되지 않던 북한 사진이 20일 저녁 김 위원장 시신 사진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3사와 종편4사는 조선중앙TV 등 북한 방송을 직접 수신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전문채널 뉴스Y가 19일 낮 12시 조선중앙TV의 특별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조선중앙TV를 직접 연결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각 방송사는 북한방송을 실시간 모니터하면서 김 위원장 사망과 관련한 영상을 편집해 내보내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는 “2000년 이후 각 방송사가 북한 위성 TV를 직접 수신하고 있다”며 “조선중앙TV나 APTN, 로이터 등이 제공한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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