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미디어렙, 반발 속 출범
매체설명회 반대시위에 경찰력 투입
종교방송·지역민방 등 대응책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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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 미디어렙 ‘미디어크리에이트’가 14일 오후 롯데호텔 2층 크리스털 볼룸에서 광고 판매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가 열리기 1시간 전부터 언론노조 300여 조합원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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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미디어홀딩스의 자회사 미디어렙 미디어크리에이트가 14일 공식 출범했으나 안팎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미디어크리에이트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광고주 및 광고회사 관계자 700여 명을 초청한 가운데 출범식을 열고 광고 직접 영업을 선언했다.
전종건 미디어크리에이트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광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과학적인 판매시스템을 도입하고 지상파와 케이블, 모바일에서 온라인까지 확대된 크로스미디어 마케팅을 마련해 광고계 미디어 마케팅 파트너로서 충실히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BS와 계열 PP들의 광고 판매뿐만 아니라 케이블TV, 온라인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해 이종매체간 연계판매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디어크리에이트는 다음달 14일까지 한국방송광고공사(코바코)로부터 업무를 이양 받고 내년 1월1일부터 본격적인 광고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곳곳에 암초가 있다. 일단 미디어렙법 입법이 변수다. 여야 지도부는 10일 6인 소위원회를 구성해 미디어렙법 입법을 위한 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여야 모두 ‘1공영 1민영’ 안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영 미디어렙 소유구조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코바코의 강경한 태도도 무시할 수 없다. 코바코는 12일 공식 입장을 통해 “법에 의하지 않은 무허가 미디어렙의 광고영업 행위를 결코 인정할 수 없고 영업시스템과 인력자원 등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무허가 미디어렙에 의한 영업시도에 대해 단호하고도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발은 종교방송과 지역방송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종교방송협의회는 조만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어 SBS 독자 영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민방노조는 종교방송과의 연대 투쟁을 모색 중이다. 김대환 언론노조 지역민방노조협의회 의장은 “코바코, 종교방송과 더불어 SBS미디어홀딩스 렙이 실제로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저지할 계획”이라며 “지역민방 사장단들을 종용해 SBS 독자 영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언론·시민사회 반발도 여전히 거세다. 전국언론노조와 미디어행동은 미디어크리에이트 출범식을 기해 성명을 내고 “무허가 방송광고판매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 300여명의 조합원들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200여 경찰 병력의 제지 속에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헌법재판소는 지상파 방송사의 자사 렙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SBS미디어홀딩스는 탈법 행위를 지양하고 지상파답게 행동하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설명회장으로 입장하는 SBS 관계자들을 향해 “윤세영, 윤석민 부자 2명의 사적 이익을 위해 SBS를 팔아먹으려는 SBS 간부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행동은 이날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과 상식을 포함한 모든 가치를 짓밟고 나아가는 윤씨 부자를 우리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미디어렙 논의를 무력화하기 위해 설명회를 강행한 SBS미디어홀딩스 윤씨 부자에 대해서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력 대한민국 국회의 이름으로 강력한 경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의 조속한 미디어렙법 입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탁종렬 언론노조 조직쟁의실장은 “국회에 11월 30일까지 미디어렙법 입법을 요구했다”며 “만일 이 요구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은 사업권을 반납하고 신문은 백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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