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양대 노조 '김인규 심판' 공조 가능할까

새 노조 '공동 신임투표' 제안…구 노조 '노조통합 동시 실시'

‘김인규 사장 심판’을 위한 KBS 양대 노조의 연대는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

수신료 인상 실패, 도청 의혹 등으로 김인규 사장 심판과 KBS 정상화에 대한 KBS 내부 요구가 비등한 가운데 KBS 양대 노조가 김인규 사장 신임투표를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 노조)가 먼저 KBS노조(구 노조) 측에 공동신임투표를 제안하자 이 같은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KBS노조가 공동 신임투표와 함께 ‘노조 통합’을 제안하고 다시 KBS본부 측이 “조건 없는 공동 신임투표”를 요청하면서 양대 노조의 공조 가능성은 불투명해진 상태다.

KBS본부는 지난 9월 조합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응답자의 94%가 김인규 사장에 대한 신임투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에 KBS본부는 신임투표 추진 의지를 내비치며 지난달 19일 노보를 통해 김 사장에 대한 공동 신임투표에 나서줄 것을 KBS노조에 요청했다. 신임투표의 근거는 지난 2009년 12월 노사 합의에서도 찾을 수 있다. 김 사장은 당시 취임 1년 후 중간평가를 실시하기로 노조와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노조가 분리되고 여러 안팎의 상황을 겪은 가운데 1년 가까이 중간평가가 미뤄진 상태다.

KBS본부 측 제안에 KBS노조는 지난달 27일 비상대책위원회 및 중앙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진행하고 다음날 공식 입장을 통해 “통합위원장 선거와 사장 신임투표의 동시 실시”를 제안했다. KBS노조는 “사장신임투표 이후의 강력한 정치독립 투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두 조합을 통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쟁해 나가자”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비대위원 전원은 임기를 단축하고 사퇴할 것이며, 최재훈 위원장과 백용규 부위원장은 통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노조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 신임투표 제안에 KBS본부 측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KBS본부는 1일 ‘KBS노동조합에 마지막으로 제안합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조건 없는 공동 신임투표를 요청한다”며 “지금 ‘공동신임투표’에 가장 필요한 조건은 ‘통합위원장 선거’가 아닌 ‘총력투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장 신임투표와 통합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KBS노조 측 제안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KBS본부 한 관계자는 “신임투표와 통합위원장 선거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며 “부당결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간평가에 대한 노사 합의문이 작성된 시점에는 단일 노조였으므로 신임투표에 대해선 양대 노조 모두 책임이 있고, 따라서 공동 신임투표 제안은 당연한 것”이라며 “여기에 ‘통합위원장 선거’라는 조건을 붙이는 것은 신임 투표를 함께 못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사장에 대한 심판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핑계일 뿐”이라며 “통합 논의 역시 노조 분열의 씨앗과 원인이 먼저 해소돼야 하는데 이는 공정방송과 김인규 사장에 대한 투쟁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BS본부 측은 KBS노조가 조건 없는 공동 신임투표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김인규 사장 신임투표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최재훈 KBS노조 위원장은 1일 오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KBS본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집행부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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