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경전철 '엉터리 수요예측' 감사 촉구

[지역기사 포커스] 부산·경남 언론



   
 
  ▲ 부산김해경전철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김해박물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전철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 청구의 뜻을 밝혔다. (뉴시스)  
 
 ‘사업승인’ 정부책임론도 제기


최근 개통한 부산김해경전철에 대해 김해시민들이 엉터리 수요예측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국민감사 청구 절차에 돌입하자 부산경남지역 일간지들이 지지를 표하며 감사원의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 김해와 부산 사상을 잇는 부산김해경전철은 총공사비 1조3123억여 원 가운데 민간자본 8320억여 원을 유치해 2006년 공사에 들어가 지난 9월9일 개통했다. 공사 기간 내내 수요예측이 과장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개통 후 1개월 동안 실제 운행한 결과 하루 평균 승객이 당초 예측치인 17만6천여 명의 17.7%에 불과한 3만5천여 명으로 집계돼 천문학적 적자가 불가피하게 됐다. 문제는 이 적자를 최소운영수익보장(MRG) 협약에 따라 부산시와 김해시가 민간사업자에게 매년 평균 1100억원씩 향후 20년간 보전해 줘야 한다는 점이다.

부산일보는 지난달 27일 사설에서 “부산시와 김해시는 해마다 800억~1100억원을 민간사업자에게 20년간 보전해 줘야 할 딱한 처지가 됐다”며 “철저한 감사로 부풀려진 수요예측은 물론 협약 당사자 간의 비리 여부와 책임소재를 반드시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신문도 같은 날 사설에서 “터무니없는 수요예측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막대한 적자에도 사업자는 MRG에 의해 수입을 보장받는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감사원 감사가 시비를 가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일보는 지난달 24일 사설에서 “사업자가 사업 착수를 위해 수요예측을 부풀려도 거품을 걷어낼 검증기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옥죄는 민자사업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식이라며 굳이 국가 기간시설 건설에 민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민일보도 같은 날 사설에서 “한 해 쓸 수 있는 예산이 1000억원에 불과한 김해시가 내년부터 20년간 매년 735억원을 물게 생겨 도시가 부도날 판”이라며 “지역경제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지자체와 건설자본의 유착을 차단할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신문은 지난달 21일 사설에서 허좌영 경남도의원의 정부책임론을 소개하며 정부가 적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허 의원의 주장은 당초 부산김해경전철 사업 참여자가 없자 정부가 스스로 민간투자법을 개정해 건설보조금을 확대해 주고 교통수요 예측까지 민간사업자가 하도록 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것이다.

경남신문은 “적자의 책임은 민간사업자가 잘못 예측한 교통수요를 토대로 협상을 한 정부 측에 있다”며 “사업의 단초를 제공한 정부가 운영에 따른 적자를 어떤 형태로든 보전해 주는 게 맞다”고 밝혔다. 이대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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