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선생의 EBS 특강 하차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EBS 측은 “거친 표현과 특정 종교 비방 문제”를 내세웠지만 김용옥 선생은 정치적 외압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도올은 재보궐선거가 열리던 지난 26일 광화문 광장에서 “인류 지혜의 古典조차 강의 못하게 하는 사회, 이 땅의 깨인 사람들아! 모두 투표장으로 가시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전날인 25일 EBS 측으로부터 강의 중단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며, 강의 축소 결정과 그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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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올 김용옥 선생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EBS에게 '중용 강좌' 중단을 일방 통고 받은 것에 대한 항의와 관련, 시민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는 1인 시위 중 한 외국인 관광객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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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은 지난 9월부터 매주 월,화 저녁 'EBS 기획특강'을 통해 ‘중용, 인간의 맛’이라는 주제로 고전 강의를 진행해 왔다. 당초 36회로 예정된 특강은 지금까지 16회가 방송됐으며, 도올 측 주장에 따르면 다음달 1일 18회로 조기 종영이 결정된 상태다.
그러나 EBS 측은 정치적 외압설은 사실 무근이며 강의 중단 등 편성 변경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EBS는 26일 장문의 보도자료를 통해 “심의 결과 지속적인 비속어 사용, 특정 종교에 대한 편향적인 발언 등 ‘방송을 지속하기에 부적합하므로 조치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방송의 편성 변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단계일 뿐, 편성 조정이나 중단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BS 측은 특히 도올이 ‘중용 인간의 맛’이란 책에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비판한 것이 하차의 빌미가 되었다는 의혹에 대해 “4대강 관련 내용은 방송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는 부분이므로 4대강 관련 비판으로 인하여 방송 중단이 결정되었다는 추측은 인과관계가 없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EBS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강의 중단 논란을 둘러싼 의혹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EBS지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EBS 기획특강'이 시청률이나 시청자게시판, 광고판매 등 객관적인 데이터에서도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호응을 받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시청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강의수를 축소하려고 하는 것은 불필요한 의혹만을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올의 주장대로 방송축소 결정과정에서 외부의 압력이나 EBS 내부의 눈치 보기가 있었다면 이는 뉴스 앵커와 연예인에 이어 교육자와 학자까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 재갈을 물리고 내쫓으려는 이명박 정권의 치졸한 작태가 극에 이르렀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BS지부는 “금번 사태를 공영방송의 독립 및 편성의 독립성에 대한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사측이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본 사안의 진행 경과에 대해 명쾌히 해명하고 언론을 통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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