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가 ‘조중동방송 특혜 저지와 미디어렙법 입법 쟁취를 위한 농성 투쟁’에 돌입했다. 언론노조는 ‘OCCUPY PRESS CENTER FOR PRESS FREEDOM(언론자유를 위해 프레스센터를 점령하라)’이라는 구호 아래 17일부터 21일까지를 총력투쟁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언론노조 대표자 60여명과 함께 5일 연속 농성에 들어갔다.
언론노조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광고 직거래와 미디어렙법 지연을 통해 이 나라 언론을 권력과 자본의 대변자이자 나팔수로 만들려는 한나라당과 조중동 족벌을 규탄한다”면서 “오늘 농성투쟁을 시작으로 부정한 정권이 점령하고 있는 ‘빼앗긴 들’이자 언론 자유의 모태인 프레스센터를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중·동·매 종편에 대한 특혜는 나날이 현실화 되어 수구세력과 자본권력의 복합체 안에서 이 나라 언론이 무너져 가고 있다”며 “더는 현실을 묵과할 수 없어 이런 행동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이 위원장은 미국 월스트리트를 점령한 ‘자본의 탐욕을 처단하라’는 구호에 빗대어 “언론 자본에 규제를 가하라. 그들에게 특혜를 주지 말라”고 외치며 “자본이 언론에 영향을 미치는 광고 직접 영업을 배제하고 온갖 자본권력과 언론의 유착을 처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경철 KBS 새 노조 위원장도 “단순히 미디어렙만의 문제가 아니라 편성과 광고 분리 원칙 등 저널리즘의 원칙이 곳곳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프레스센터를 점령해 언론자유를 얻기 위해 나섰다”고 농성 동참을 선언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이 17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중동방송 특혜 저지와 미디어렙법 입법 쟁취를 위한 언론노조 대표자 농성'에 돌입했다.(김고은 기자) | ||
이윤민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우리의 이번 농성은 방송이 ‘1%를 위한 방송’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디어렙을 통하지 않고 광고가 직거래 된다면 기자는 기사를 거래하고 PD는 양심을 버리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종편이 미디어렙에 들어와야 한다. 그것이 조·중·동과 한국 언론 전체가 사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미디어렙법 입법이 지연되는 틈을 타 자사 미디어렙 설립을 추진 중인 SBS와 MBC 경영진을 향해서도 “법에 근거하지 않은 미디어렙은 가짜”라며 “지금은 렙을 만들 게 아니라 미디어렙법 입법에 정진해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미디어렙법 입법을 위한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강진구 경향신문지부장은 “민주당이 정녕 국민을 위하고 한나라당의 반칙에 맞서 조·중·동 특권 저지에 동참할 의사가 있다면 시늉만 할 것이 아니라 언론과 방송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미디어렙법 입법을 더는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천정배 전 민주당 의원도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언론 공공성과 언론 자유를 지키기 위해 광고 직접 영업을 막아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며 “민주당 역시 이 문제만큼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만큼 이번이 아니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통해서라도 종편 특혜를 저지하고 직접 영업을 못하도록 입법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1일까지 매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농성과 기자회견, 촛불문화제 등을 통해 시민들을 만날 방침이다. 17일에는 한홍구 교수와 서해성 작가, 19일에는 김중배 언론광장 상임대표가 길거리 특강에 나서며, 19일 저녁에는 ‘언론인과 대학생 99%의 삶을 논하다’를 주제로 한 토크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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