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기자를 폭행해 파문을 일으켰던 채일 KBS 스포츠취재부장이 스스로 보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새 노조)는 보직 사퇴로 무마할 일이 결코 아니라며 채일 부장은 물론 박영문 스포츠국장과 고대영 보도본부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

	▲ 지난 9월 29일 KBS 스포츠뉴스에서 방송된 골프 용품 업체의 퍼포먼스 센터 개관식 보도.

새 노조에 따르면 KBS 스포츠국의 모 기자는 지난달 29일 골프 용품 업체의 퍼포먼스 센터 개관식 홍보 기사가 당일 저녁 KBS 스포츠뉴스에 방송되는 지를 문의했다가 채일 부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채 부장은 해당 기자를 향해 TV 리모컨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했으며, 새 노조 중앙위원을 맡고 있는 기자에게 노조를 폄하하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사실이 알려지자 채 부장은 지난 1일 사내게시판 코비스에 해명의 글을 올려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스포츠취재부장의 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채 부장은 그러나 문제가 된 골프 업체 기사는 "평기자 거의 전원이 참석한 회의를 통해 투명한 방식으로 채택"됐다고 항변하며 해당 기자가 "빈정거리며 큰 소리로 반박한 돌발적 행위"를 저질러서 뺨을 때렸으며, 이는 "기사편집의 책임과 데스크권을 심대히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새 노조는 5일 성명을 통해 "자체 조사 결과 평기자들이 참석하는 회의에서는 공지사항과 부서 상황을 공유하는 발언만 있었을 뿐"이라며 채 부장의 해명을 반박했다. 이들은 "전체회의가 끝나고 종목별 데스크들과 부장만 참여하는 '편집회의'에서 채 부장은 'OOO의 민원이니까 뉴스에 넣자'는 식의 발언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며 "스스로 민원 기사임을 시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후배 기자 폭행 파문으로 보직 사퇴한 채일 전 KBS 스포츠취재부장

새 노조는 또 "채 부장의 보직 사퇴로 끝낼 일이 절대 아니다"라며 노동조합의 선출직 간부인 중앙위원을 폭행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것과 관련, 간부 폭행 혐의로 채 부장과 김인규 사장을 노동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노조는 이번 폭행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스포츠국 일부의 문제이겠지만 국장을 정점으로 한 일부 간부들의 전횡과 공공연한 민원, 청탁이 빈번해 심각한 상황"이라며 "특히 현 박영문 스포츠국장은 채일 부장에 대한 관리 책임을 넘어서 문제가 되는 민원과 청탁의 주된 장본인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새 노조는 이번 폭행 사건과 민원 기사의 적정성에 대한 감사 착수와 함께 채일 부장과 박 스포츠국장, 관리책임이 있는 고대영 보도본부장을 인사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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