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종 기사 등 콘텐츠로 유가부수 늘려야 시사주간지는 이 미디어격변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한겨레21, 시사IN, 주간조선, 주간동아 등 시사주간지의 광고가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광고보다는 ‘유가부수 늘리기’만이 생존해법이라고 말한다.
트위터 등을 통한 독자와의 소통, 정직하고 질 높은 콘텐츠 제공 등 정공법이 새삼 부각되는 이유다. 광고국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기업 홍보기사로 광고를 유치하는 등 기사 장사는 ‘언 발에 오줌누기’, ‘독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5년 사이 시사주간지의 광고실적은 크게 하락했다. 시사주간지 전성기의 끝 무렵이었던 2004년과 비교하면 ‘광고가 반토막 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본보 조사결과 2011년 7월 시사주간지에 실린 기업광고(자체광고 및 책광고 제외) 게재수는 주간조선 12~13개, 한겨레21 9~10개, 주간동아 8~9개, 주간경향 8~9개로 나타나 격세지감이다.
2004년 7월 기자협회보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시 평균 광고 게재수는 주간조선 30여 개, 한겨레21 24~25개, 시사저널 30여 개 수준이었다.
2007년 7월 기업광고 평균도 주간조선 20여 개, 한겨레21 17개, 주간동아 18개, 주간경향 18개, 주간한국 20개 등을 기록했다. 2008년 조사에서도 소폭 감소했으나 두 자릿수는 유지했다.
주간조선 광고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선방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4~5년 전부터 급격히 빠지기 시작한 광고 수준을 회복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시사주간지의 광고가 하락 및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인터넷과 모바일 등 다양해진 미디어 광고 플랫폼이 시사주간지의 전통적인 광고물량(수입차, 시계 등 명품광고 등)을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전통적인 종이매체가 새로운 광고시장을 발굴하기에도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주간동아 광고국의 한 관계자는 “이제 기업들이 시사주간지에 겁을 먹었으면 먹었지 광고에는 별 매력을 못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이나 패션지 등 실질적 소득이 있는 플랫폼으로 전략을 수정했고 앞으로 더 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생존전략은 ‘유가부수’에 맞춰지고 있다. 시사주간지의 경우 판매와 광고 비중이 8대 2에서 7대 3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광고시장이 요동치더라도 판매만 유지한다면 흑자 경영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회사가 있는 시사주간지의 경우 유가부수 2만부, 독립언론의 경우 3만부를 유지하면 광고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경영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시사IN의 한 경영진은 “시사IN은 이제 유가부수 4만부에 육박해 안정궤도에 올랐다”며 “독자 확보가 잠시 주춤하긴 하지만 판매와 광고 비중이 8대 2로 광고에 좌지우지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시사주간지의 광고시장이 더 성장하기 힘들다”며 “광고 비중을 낮추고 콘텐츠 및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이 독립언론으로서의 지향점에도 맞고 생존에도 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겨레21 광고국의 한 간부도 시사주간지는 광고보다는 단독·특종 기사 등 독자들이 요구하는 콘텐츠 생산 및 유가부수 확장에 치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체 다변화로 광고가 실릴 매체는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몇몇 시사주간지들이 임시방편인 기사 장사로 기업협찬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콘텐츠의 질 저하를 불러 독자의 외면을 낳는다”며 “단독·특종 등 좋은 기사로 독자가 읽고 싶게 만들어야지 독자 없는 광고 협찬이 시사주간지의 생존법이 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ABC 협회는 지난 4월 말 전국시사주간지의 유가부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겨레21 4만8천부(배포부수 5만2천부), 시사IN 3만5천부(3만6천부), 주간경향 1만8천부(1만9천부)로 나타났다. 주간조선과 시사저널은 신고에 참여했으나 실사단계에서 포기했으며 주간동아는 ABC 협회 회원사가 아니라 제외됐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