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특명 '채널 인지도' 높여라
채널명 바꾸고 CI 작업 나서…강렬한 브랜드로 초기 연착륙 의도
중앙일보는 올 2~3월께 여러 경로를 통해 지역 민영방송인 대구방송(TBC)과 접촉했다. 대구방송이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는 ‘TBC’ 브랜드를 중앙 종편이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중앙에게 ‘TBC’ 브랜드는 1980년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강제 종방된 TBC(동양방송)를 부활시킨다는 의미와 함께 40대 중반 이상의 국민에게 친숙한 TBC를 통해 중앙 종편의 채널 인지도를 극대화하는 카드였다.
1995년부터 ‘TBC’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대구방송이 제안을 거절하자 중앙은 카드를 접었고, 중앙 종편의 이름은 ‘jTBC’로 굳어졌다.
올 하반기를 개국 목표로 잡은 종합편성채널들이 채널의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조선·매경 종편은 채널 이름을 바꿨고, 동아·중앙 종편은 기업이미지(CI) 작업을 진행 중이다.
종편 채널이 인지도 제고에 나선 것은 수백개 채널이 경쟁하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자사 채널을 각인시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종편 채널 한 관계자는 “시청자를 끌어들이려면 양질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타 종편과 비교되는 강렬한 브랜드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가 최대 주주인 종편 ‘CSTV’는 지난 5월 말 채널명을 ‘TV조선’으로 변경했다. 조선은 지난해 말부터 사명 변경을 놓고 방송학자와 브랜드전문가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조선일보의 브랜드를 사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TV조선 관계자는 “채널 출범 초기에 인지도를 높이고 시청률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숙한 이름을 내세우는 게 낫다”며 “이른 시일 안에 로고와 캐치프레이즈를 만들어 TV조선 홍보에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월 초 매일경제는 사업계획서 제출 당시 썼던 종편 채널 ‘MBS’를 현행 보도채널명인 ‘MBN’으로 변경했다. ‘MBS’, ‘매일방송’ 등의 이름을 써오던 매경 종편이 ‘MBN’으로 채널명을 바꾼 것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이름 때문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종편 ‘채널A’는 기업이미지(CI) 작업에 착수한다. 다음주 초 전문업체를 선정해 채널A 로고와 상징 마크 등을 만들 계획이다.
중앙일보 종편 ‘jTBC’의 CI는 8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명 디자인 전문업체가 작업 중이며 ‘젊고 참신한 방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 한 관계자는 “1960년대와 70년대 대한민국 1등 방송인 TBC의 DNA를 이어가고 중앙미디어네트워크그룹의 첫 이니셜인 ‘j’를 합한 ‘jTBC’에 적합한 CI가 나올 것”이라며 “아이디어가 번뜩거리는 젊은 방송 콘셉트로 브랜드 관리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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