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지회 사무실 냈다
박선규 신임지회장 '거의 전임'... 활약 기대
"기자들 사이에서 이렇게 모래알처럼 살아야겠냐는 회의가 나왔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인력조정이나 기자채용 등 현안이 발생할 때 기자들의 의견을 적극 제시하지 못해왔다는 문제제기도 있었죠. 후배들이 지회장 직선·전임체제에 90% 이상 찬성한 것은 기자들의 목소리를 분명히 하라는 요구일 겁니다. 위로는 사장, 본부장부터 노조까지 협조하면서 기자들의 의견을 적극 개진할 방침입니다. 또 노조가 세에 밀려 직종이기주의로 잘못 가면 견제하고 비판하는 세력으로 자리할 것입니다."
KBS 지회는 5월초 기자협회 지회조직 중 처음으로 지회장 전임 체제를 결의하고 사무실을 마련했다. 지난 달 30일 찬성 212명, 반대 13명의 압도적 신임을 받고 선임된 박선규 지회장(87년 입사)은 "정확하게는 전임이 아니라 반전임"이라며 "전임처럼 열심히 일하라고 기자들이 방을 주고 업무부담을 줄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당직 등 다른 근무 없이 '사건 25시' 진행과 지회장 업무만 맡고 있다.
박 지회장은 우선 내부적으로 기자들이 속 터놓고 얘기할 구심점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결혼, 출산부터 산행모임 등 기자회원들의 사사로운 소식을 담은 '순수' 소식지를 낼 계획이다. 무엇보다 여기엔 사람 이야기가 담긴다. 입사 후 '곰바우' 소리를 듣다가 갑자기 5년차 들어서면서부터 눈부신 능력을 발휘해 동기 중 선두에 오른 선배. 80년 해직기자 출신으로 해직 기간동안 잃은 감각을 아직 되찾지 못해 애먹고 있는 선배…. 박 지회장은 "당장의 모습만으로 평가하다 보니 이해가 잘 안되고 갈등이 생긴다"면서 "선후배들이 현재까지 걸어온 역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도 크게 정비했다. 부회장을 1명에서 3명으로 늘려 보도국, 보도제작국, 스포츠국에서 1명씩 추대했다. KBS지회는 권익옹호부, 자유언론부, 자정윤리부, 기획부, 홍보부에는 각각 2명의 담당자를 두어 그때그때 현안에 대처하고 있다. 자유언론부는 홍두표 전 사장 구속건 관련 당시 보도상황을 점검한다든가, 권익옹호부는 부장 이하 기자들의 부서별 휴가사용 내역을 집계한다든가 하는 식이다.
언제 찾아가도 담소를 나누거나 휴식 중인 기자들을 만날 수 있는 사무실. 게시판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회의계획과 지회일정들…. 아늑하면서 활력이 넘치는 기자들만의공간에서기자조직의 새로운 가능성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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