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약자의 대의어로 쓰이는 ‘바보’가 조명 받는 시대가 됐다. 유명인의 이름에 ‘바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바보 노무현’ ‘바보 추기경’ 등이 그러하다.
전 한겨레신문 차기태 기자(한경닷컴)는 이런 때에 ‘바보 여신의 바보 예찬’이라는 책을 냈다. 5백여 년 전 사상가인 에라스무스의 책을 옮긴 것이다. 당시에 ‘바보’에 관해 쓰는 것은 이례적이었는지 에라스무스는 머리말에서 “진지한 주제를 시시한 것처럼 다루는 것보다 가소로운 일은 없지…(중략)…바보 여신을 예찬하는 것이 결코 어리석은 일은 아닐 것이네”라고 말했다.
차기태 전 기자는 후기를 통해 “‘내 인생의 책’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바보 여신의 바보 예찬’을 꼽는다”면서 “(에라스무스가) ‘비판은 하되 배반은 하지 않는’ 중용의 길을 가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진실에 입각해 생각하고 살아가려는 자세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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