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KBS 결승서 세계일보 돌풍 잠재워
제27회 전국기자 친선 축구대회 서울지역 예선 이모저모
서울지역 예선 축구대회 KBS 우승
22일 농협대학교에서 열린 제27회 전국일선기자 친선축구대회 서울지역 예선에서 KBS가 우승을 차지했다.
KBS는 코리아헤럴드, 중앙일보를 연파하고 결승에서 만난 세계일보를 7대1로 눌렀다. 3-4위전에서는 중앙일보가 SBS를 승부차기 끝에 3대0으로 이겨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4위를 기록한 SBS는 감투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선수에는 KBS 이동채 기자(사회부)가 선정됐으며 우수선수상은 세계일보 하동원 기자(편집부)가 수상했다. 이밖에 득점상은 4골을 기록한 KBS 송재혁 기자(스포츠취재부), 수훈상은 중앙일보 김석현 기자(기획취재팀), 인기상은 SBS 이용탁 기자(전국부)가 뽑혔다. -우승을 차지한 KBS는 '전통의 강호'다운 막강 전력을 과시했다. 다른 팀들에 비해 두터운 선수층과 조직력을 과시한 KBS는 "거의 실업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경기 중 부지런히 선수들을 교체 투입해 시종일관 월등한 체력과 기량으로 상대팀을 몰아붙였다. 얼마전엔 브라질 기자들과도 경기를 가졌다는 후문.
"이제 KBS뉴스는 보지 말아야지." 결승전에서도 이번 대회 돌풍을 몰고 온 세계일보를 일방적으로 리드하자 세계일보 한 선수의 부인은 이렇게 '다짐'했다.
-파란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세계일보는 특별한 스타플레이어 없이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결승까지 진출했다. 경기 내내 큰 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해 '가장 시끄러운 감독'으로 꼽힌 세계일보 지원선 기자(사회부)는 "물론 경기에 지장을 주거나 판정에 항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처럼 야외에서 동료, 가족과 함께 마음껏 소리도 질러보는, 원래 기자협회 축구대회가 그런 취지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대회 우승팀 조선일보의 김윤곤 기자(편집부)는 16일 국민일보와 경기에서 골키퍼와 부딪혀 오른발 무릎 인대가 끊어지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다.
김 기자는 20일 서울 세란병원에서 1차 인대 봉합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과정에서 수술 받은 인대 외에도 무릎 내부의 십자 인대 2개(전·후방 십자인대)도 파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기자는 세브란스 병원으로 옮겨 2차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16일 경기는 전날과 달리 전반적인 과열양상을 띠었다. 전자신문 기자는 KBS와 경기에서 팔 인대가 늘어났는가 하면 SBS 골키퍼는 공을 잡다 안경이 깨져 얼굴에 찰과상을 입었다. SB는동아일보에 기자협회 회원이 아닌 선수가 있다며 신분증 제출을 요구, 경기가 30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SBS는 동아일보에 회원 9명 외에 비회원 2명만 추가 출전하는 조건에서 선수교체 없이 뛸 것을 요구, 경기는 속행됐다. 또 22일 코리아헤럴드와 맞붙은 KBS의 골키퍼 이동채 기자(편집부)는 경기 도중 충돌사고로 귀밑을 15바늘 꿰매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색적인 기자들도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SBS에서 이적한 YTN 권혁용 기자(영상부)는 아주대를 거쳐 한때 프로축구선수로 활약했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권 기자는 적재적소에 공을 배급하는가 하면 중장거리에서 쏘는 위력적인 슛 감각을 선보여 상대 아마추어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만들었다. 이번 대회로 '용병' 호칭을 갖게 된 코리아헤럴드 존 피터(사회문화부)기자는 한수 위의 드리블 능력과 체력으로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받았다. 15일 불교방송 전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한 스포츠서울 정가연 기자(체육팀)는 손색없는 경기를 펼쳤으나 전반 5분경 교체돼 관중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22일 경기에서 단연 눈길을 끈 인사는 스포츠서울 감독을 자청한 축구해설가 신문선씨. 스포츠서울 해설위원을 맡고 있는 신 위원은 세계일보 전을 참관하며 하프타임 때 선수들을 불러모아 열성적으로 지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스포츠서울은 신 위원의 '비책'에 힘입은 듯 시종 수세 속에서도 전후반 무승부를 이끌어 응원단의 열띤 환호를 받았으나 이어지는 승부차기에서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신 위원은 "생각보다 기자들이 축구를 썩 잘한다. 몇명 눈에 띄는 선수들도 있다"면서 "조기축구회로 치면 중상위급 수준"이라고 평했다.
-22일 중앙일보 경기에서는 6명의 딸들이 열띤 응원을 펼쳐 눈길을 모았다. 아이들은 PET병을 두드리며 "중앙 파이팅"을 연호해 참가자들로부터 '기특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또 이날 경기에서는 참가자들의 페어플레이 정신이 돋보였다. 이전의 몇몇 경기에서 부상이 속출하자 경기 중에 다소 격한 반칙이 있거나, 응원단에서 자극적인 언사가 나오면 "그런 행동을 왜 해", "그런 말 하지마"하며 동료들이 먼저 자제를 당부하고 나서 과열양상을 빚지 않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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