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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학습모임인 ‘J-코기토’ 회원들이 지난 1월25일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의 강의를 들은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 앞줄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이 김영희 대기자, 그 옆은 최장집 교수. (중앙일보 사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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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읽는 대로의 존재다(Journalist is what he/she reads).” 올해로 기자생활 53년째를 맞는 중앙일보 김영희 대기자는 신문의 날 특별기고에서 “독서가 싫은 사람은 기자로, 아니 적어도 라이터(Writer)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공부’를 강조했다.
후배 기자들에 대한 노기자의 충고는 중앙일보에서 학습 모임 발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 스타트는 ‘J-코기토’가 끊었다. 코기토는 전영기 편집국장 등 20여 명의 기자들이 올해 1월25일 만들었다.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을 통해 기자들의 사고 지평을 넓혀보자는 취지였다. 두 달에 한 번꼴로 최고 지성의 강의를 듣는다. 코기토는 데카르트 철학의 제1원리인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에서 따온 말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가 각각 ‘마키아벨리와 막스 베버의 정치적 현실주의’, ‘21세기와 동양철학’에 대해 강연했고, 오는 24일은 이정우 전 서강대 교수의 특강이 예정돼 있다.
코기토 회원인 배영대 문화부 학술팀장은 “대가들의 강의는 사람을 만나서 취재하고 기사 쓰는 일상에 빠진 기자들의 생각에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며 “코기토가 ‘공부하는 중앙’의 전통을 잇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기토의 영향으로 중앙일보에 ‘열공’ 바람이 불고 있다. 2006년 설립 이후 한동안 휴지기에 들어갔던 ‘중국연구회’는 활동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새로운 공부 모임이 잇따라 태동을 준비 중이다. 편집국에서 공부 모임 신청을 받은 결과 영어 인터뷰, 뉴미디어 등 10개가 넘는 모임이 활동 의사를 밝혔다.
동아일보는 ‘중국연구중심’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 1월 발족한 ‘중국연구중심’은 중국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중국 전문가 네트워크 구축, 중국과의 콘텐츠 교류 등을 목표로 잡았다.
매달 둘째 주 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초청 강연과 토론 형식의 모임을 갖고 있다. 회원은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하종대 사회부장, 정호재 디지털뉴스팀 기자, 배수강 주간동아 기자 등 28명이다. 지금까지 한선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정승 전 주중대사, 정효권 재중한국한인회장,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박재우 한국외대 중국학부 교수, 박승준 인천대 초빙교수 등을 불러 특강을 들었다.
이 모임 회장인 이성환 신사업개발팀 차장은 “중국 사회 전반에 대한 지식을 공유해 각자 맡은 분야에서 구체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려 한다”며 “중국어 학습반 개설, 웹진 제작 등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디지털저널리즘연구회도 스터디를 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요즘 어학공부 열기로 뜨겁다. 지난 3월 개설한 무료 사내어학과정에 70여 명의 직원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16개 강좌로 구성된 어학과정은 언어별(영어·중국어·일어)로 주2회씩 90분 수업이며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있다.
YBM 시사영어사 소속 강사들이 직접 조선일보에 와 수업을 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조선은 강사료는 물론 교재비까지 무료로 지급하고 있다. 김창균·이동한 논설위원 등이 참여할 정도로 수업 분위기는 활기를 띠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 고급반 등 두 강좌를 듣고 있는 김기철 오피니언부 차장은 “외국인을 인터뷰할 때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어학수업이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수강 인원이 5~6명에 불과한 데다 관심사가 뉴스인 기자들끼리 공부해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조선은 사내어학교육 이외에 16일부터 전화 어학교육을 실시한다. 출장·외근 등의 이유로 어학교육을 받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일주일에 세 번 10분씩 전화로 영어·일본어·중국어 등을 배우는 과정이다.
조선 인사팀 관계자는 “올해 사원 재교육비로 10억원을 편성했고 그 중 2억원을 어학교육에 쓸 예정”이라며 “3월 수강신청 때 67명이던 신청자가 5월에는 77명으로 늘어나는 등 반응이 좋아 어학교육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사료 지원 등 최대한 편의
조중동 사내 학습모임 지원책동아, 조선, 중앙일보는 각종 지원책을 제시하며 사내 공부모임을 장려하고 있다.
중앙은 올해 홍석현 회장이 신년사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고 혁신의 핵심으로 공부를 강조하면서 전 사적으로 공부 열풍이 뜨겁다. 편집국만 10개가 넘는 공부 모임이 결성을 준비 중이고, 중앙은 회사 승인을 받은 공부 모임은 외부강사료를 실비 지원하고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은 사내 연구모임에 연 4회, 1회당 30만원까지 연간 최대 120만원의 외부강사료를 지원한다. 또 연구모임이 주제발표를 할 경우 연 4회, 1회당 30만원 한도에서 연구모임의 상시등록인원수에 3만원을 곱한 금액을 운영보조비 명목으로 지원한다. 한때 활발했던 ‘중국연구회’ 등 연구모임 활동이 올 들어 중단된 상태다.
동아는 학습조직에 강사료를 지원하고 교육실을 제공한다. 교재비, 다과 등도 실비로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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