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여성과 남성

짧은 시간 강력한 '차별' 메시지

여성이 권위자로 상품을 과학적이고 이성적으로 설명하면서 업무공간을 배경으로 전문가의 모습을 드러낸 광고가 있을까? 지난해 9월13일부터 일주일간 지상파방송 3사의 주시청시간대에 제공된 TV광고 2천46개를 분석한 결과 단 한건도 없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여성민우회에 의뢰해 제출받은 ‘2010 방송모니터링 보고서-젠더에 관한 고정관념, 그리고 차별’ 의 일부 내용이다. 그만큼 여성인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반영된 묘사가 뿌리 깊다는 방증이다.

광고를 통해 성별 고정관념을 극대화한 인물군을 사례별로 보면 우선 여성은 △내 아이의 건강은 내가 지킨다 △엄마에겐 자녀가 우선 △내조하는 아내 △함께 있어도 집안일은 여성 몫 △여성의 몸을 활용한 상업주의 △여성은 젊고 예뻐야 한다 등이다. 반면 남성은 △강한 남성 △권위자로서의 남성 △사람의 대표적 성(姓)으로서의 남성 등으로 묘사되었다.

고정관념을 넘어선 성평등 인물군 광고도 있었다. 음식을 조리하는 신세대 남성, 육아에서 아빠의 역할을 강조하거나 공동육아의 주체로 등장한 엄마와 아빠, 여자친구를 위해 밥도 짓고 설거지도 하는 남성 등이다. 또 씩씩하게 걷는 진취적 여성,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의 대표성을 딸이 가진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성평등적 광고에서도 출연한 인물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우세하였다.

광고는 짧은 시간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고정관념에 의존하기 쉬운 장르로 알려진다. 강력한 메시지만큼이나 파급효과도 크다는 점에서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취재팀>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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