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 비판 전형적 물타기"

시사만화가들, KBS 보도에 '발끈'

“정부 비판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지난달 22일 방영된 KBS 미디어비평의 ‘사라지는 시사만평’ 보도에 시사만화가들이 발끈하고 있다.
KBS 미디어비평은 이날 방송에서 “만평에서도 신문의 정파적 입장이 뚜렷이 구별되고 있다”며 이런 이유가 ‘시사만화의 위축’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3월1일부터 4월22일까지 신문만평 1백9건을 분석해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나 등장하는지 살폈다.

이 결과 경향신문이 44건 중 20회로 45%, 한겨레가 44건 중 19회로 43%에 달하고 중앙일보는 21건 중 6건으로 28%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박재동 화백을 인터뷰해 “내가 비판하기 쉬운 입장이라고 무책임하게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시사만화가들은 KBS의 이 보도가 “시사만화의 정당한 비판적 기능보다는 정파적인 것을 강조해 그쪽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신경무 조선일보 화백과 김상택 중앙일보 화백이 별세해 보수일간지의 시사만평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정파성을 거론한 것은 결국 ‘진보언론인 때리기’라는 비판이다.

시사만화가들과 KBS 미디어비평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 6월에도 이 프로그램은 시사만화에 대해 ‘풍자와 해학은 사라지고 정치색이 짙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전국시사만화협회(회장 최민)는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의 위기의식 없는 기계적인 양비론으로 모든 시사만화가들을 폄훼한 것은 언론인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린 행위”라며 비판한 바 있다.

한겨레 장봉군 화백은 당시 ‘인터뷰가 왜곡되고 조·중·동과 한겨레에 대한 양비론적 비판이 합리적이지 않다’며 언론중재위에 반론보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보도 역시 맥락은 같다는 것이 시사만화가들의 주장이다. 2년 만에 같은 종류의 보도가 나온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KBS 미디어비평은 기사 말미에서 박재동 화백의 인터뷰를 통해 “비판을 하더라도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며 “후배들의 만평이 좀더 생활 밀착형이 된다면 소구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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