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행사도 독점취재 있나요?"

佛 문화원 문화행사 독점취재 논란
피에르 바야르 좌담회 동아만 취재 … 한국일보 배제


   
 
  ▲ 한국일보 4월28일자 '기자의 눈'  
 

프랑스문화원이 문화학술행사를 열며 동아일보에만 독점 취재를 하게 해 한국일보 기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문화원은 지난 27일 ‘읽지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등 ‘추리비평’의 지평을 연 피에르 바야르 파리 8대학 교수와 방민호, 김연수 씨 등 한국 평론가 및 소설가들 간의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틀 전인 25일 관련 보도자료도 배포된 상태였다.


그러나 당일 이를 취재하려던 한국일보 기자는 문화원과 출판사로부터 ‘동아일보 독점취재’라는 말을 듣고 취재를 거부당했다.

한국 송용창 기자는 28일 ‘“취재제한” 佛 문화원의 기만’이라는 기자칼럼에서 “이 문화적 행사에 반(反) 문화적 행태가 벌어졌다”며 “언제적 구악인 기사 거래가 지금 버젓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크게 실어 줄 테니 다른 곳은 취재 못하도록 해라’라고 제안한 측이나 그것을 수용한 양측 모두, 야바위꾼 같은 제 수준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좌담회를 주관한 프랑스문화원과 이를 후원한 한 출판사는 동아일보의 독점취재 논란과 관련해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단독 취재한 동아일보도 ‘독점 취재’를 요구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문화원 담당자는 “출판사로부터 동아일보 독점취재라는 연락을 받고 이를 바야르 교수와 상의해 것 승인한 것 뿐”이라며 “언론보도는 출판사 쪽이 담당하고 문화원은 초청한 저자와 일정 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반면 출판사 관계자는 “프랑스문화원이 주최, 주관하는 행사라 그 쪽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좌담회 하루 전까지 취재하겠다는 언론사가 없다보니, 동아의 문의에 단독취재가 될 것 같다는 얘기를 했고, 동아에서 ‘차라리 우리만 취재하면 어떻겠나’라는 얘기가 나온 걸로 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담당 기자는 이에 대해 “출판사의 갑작스런 취재 요청을 받고 ‘다른 데서는 취재를 오느냐’고 관심 있게 물은 것은 맞지만 독점취재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송용창 기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특정언론사가 문화행사를 독점 취재하는 등 문화계와 언론간의 부적절한 거래가 빈번히 이뤄지는 현실을 목격하곤 한다”며 “이번 문제에 대해서도 그런 구악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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