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노조(위원장 김기홍)가 기자들의 고강도 업무를 잇달아 호소하면서 편집국이 뒤숭숭하다. 노조는 지난달 노보를 통해 두 차례나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했다. “한 달이 돼 가도록 근무 환경이 나아졌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조선 노보는 “편집국장이 바뀐 이후 ‘전시 총동원령 체제’가 지속되면서 ‘심신의 피로가 극에 달했다’를 넘어 ‘가정불화 조짐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하소연하는 기자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시간에 쫓겨 취재가 불충분한 기사를 썼던 한 기자의 사연을 전했다. “기사를 두 번, 세 번 다시 쓰라는 지시를 받은 적이 비일비재하다. 기사 지시가 오후라도 늦게 내려오면 제대로 취재할 시간도 없이 밤늦게까지 야마 맞추기에 매달려야 한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편집국 근무 강도가 입사 이래 최고 수준으로 힘들어서 못살겠다”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노조의 강경한 태도는 그만큼 기자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걸 방증한다. 아침보고가 30분 빨라지면서 출근이 당겨진 반면 잦은 판갈이로 심야 퇴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 더구나 이런 근무 체계가 두 달 이상 지속되고 있다.
한 차장급 기자는 “새 편집국장의 의욕을 감안하더라도 지금 분위기가 예전과는 판이하다. 기자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부장급 기자는 “상당수 기자들이 자정 무렵까지 편집국에 남아있지만 80% 이상은 비실비실하다”며 “국장이 취임사에서 ‘달밤의 체조’를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밤늦게 지면이 자주 뒤집힌다. 부장이나 기자들이 맘 놓고 퇴근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편집국장이 새로 들어온 데다 중동 사태, 일본 대지진 등 대형 사건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발생한 단기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차장급 한 기자는 “신임 편집국장이 드라이브를 걸어 지면 차별화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며 “일이 힘들어진 만큼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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