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앱, 새로운 뉴스 유통 신호탄

뉴스 앱 출시로 시장 선점·브랜드 극대화 노려
수익 미미하지만 100만대 기점 광고 늘어날 듯


   
 
  ▲ 언론사들이 아이패드용 뉴스 앱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각 언론사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아이패드 지면으로 사용자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새 시대는 새로운 저널리즘을 필요로 한다.” 지난달 루퍼트 머독이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전용 신문 ‘더데일리’를 공개하며 한 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더타임스’, ‘폭스TV’ 등을 소유한 미디어재벌인 머독이 새로운 미디어 매체로 아이패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언론계에 던진 메시지는 적잖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PC가 신문, TV 등 전통 매체에 견주는 뉴스 유통 도구로 등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블릿PC가 위기에 빠진 종이신문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한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언론들도 아이패드에 주목하고 있다. 전용 신문은 아니지만 아이패드용 뉴스 애플리케이션(앱)을 앞 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조선 등 10여곳 출시
아이패드용 뉴스 앱을 내놓은 언론사는 10곳이 넘는다. 지난 10월 초 한국경제를 시작으로 4개에 불과했던 아이패드용 뉴스 앱은 5개월 사이에 2배로 증가했다. 앱을 개발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언론사도 있어 향후 아이패드2가 국내에서 판매될 경우 더 많은 뉴스 앱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MBC는 지난 8일 아이패드용 뉴스 앱을 출시했다. KBS에 이어 지상파 방송사론 두 번째 앱으로 실시간 라디오 듣기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루 앞서 조선일보도 아이패드 앱을 선보이며 뉴스 앱 경쟁구도에 가세했다. 조선은 출시와 동시에 국내 아이패드 앱 무료 앱스토어 종합순위 1위에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배 조선일보 뉴미디어실장은 “뉴스를 구현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아이패드를 주의 깊게 연구하고 있다”며 “전 세계의 우수 앱 30여 개를 집중 분석해 외부 도움을 최소화하고 기획에서 제작, 뉴스 생산까지 조선일보의 힘으로 앱을 만들었다. 앱 운영에 전사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앱도 사용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시골의사 박경철씨, 미국 라이코스 대표 임정욱씨 등이 중앙일보 앱의 팬들이라고 한다. 아이패드 앱 출시는 일간지보다 경제지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경제, 한국경제TV, 매일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아주경제 등이 전용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한겨레의 경우 아이패드용 뉴스 앱 기획이 끝난 상태다. 아이패드 보급과 시장 상황을 보면서 출시를 고려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내부적으로 준비를 하되 꼼꼼하게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사진 전문 앱 ‘The Moment’를 출시한 동아일보는 동아닷컴에서 지면용 뉴스 앱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모바일, 언론산업 돌파구”
국내에 보급된 아이패드는 대략 15만 대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1천5백만 대가 넘는 아이패드 판매 대수에 비교하면 보급속도는 완만한 수준이다. 시장이 발아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사들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패드용 뉴스 앱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선 해외 언론의 영향도 있겠지만, 아이패드를 미래 미디어 수요의 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패드가 9.7인치의 시원한 화면에 터치감이 좋아 종이신문을 보완할 모바일 기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홍완 연합뉴스 뉴미디어사업부장은 “언론사들이 침체된 언론산업의 돌파구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면에선 아이패드용 앱 시장을 선점해 비즈니스 가능성을 모색하고 모바일 기기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사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한국경제 기획조정실 디지털전략팀 최진순 기자는 “모바일 플랫폼 확대에 따른 이용자와의 접점 확보, 모바일 독자를 선점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진다는 위기의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금력, 인력, 조직 인프라 등 각 언론사 여건에 따라 앱 콘텐츠 수준에서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수익모델 실험단계
언론사들은 아이패드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앱 개발비는 차치하더라도 유지 보수, 인력 운영 등 투자비가 계속해서 들어가지만 현재로선 수익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수익모델은 광고인데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조선이 앱 출시와 동시에 현대차와 대림산업, 벤츠, 아우디 등 광고 5개를 유치했고, 중앙일보도 아이패드 앱에 베엠베(BMW), 루이까또즈, K2 등 4개를 싣고 있다. 매경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언론사 앱에는 광고가 붙지 않았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방송통신융합학과 교수는 “태블릿PC에서 광고모델이 검증된 단계가 아니고 광고매출이 발생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결정적 다수가 수용자로 존재해야 하는데, 멀티채널 환경에서 그 수를 채우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모바일 광고 전문기업 케이티엠하우스 김정훈 미디어마케팅 팀장은 “광고주들이 아이패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상징적인 수준”이라며 “아이패드2, 삼성 갤럭시탭2 등 출시를 계기로 국내 태블릿PC 판매량이 1백만 대를 넘어서면 내년 상반기부터는 광고시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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