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섹션, 여유로움으로 독자를 사로잡다

한국·서울 주말판 등장…조선·중앙 구도 변화
인물 인터뷰·뉴스 인사이드 등 읽을거리 풍성


   
 
  ▲ 조선일보 土日섹션 'Why?'  
 
일간지 주말판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광고가 안 붙고 투입 노력에 비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지면에서 사라졌던 주말판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주말에 느긋하게 쉬면서 읽을거리를 원하는 독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나 맛, 공연 기사로 채워졌던 예전 주말판과 달리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인물들의 인터뷰, 뉴스가 지나쳤던 사건·사고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기사 등으로 독자와 접점을 찾고 있다. 큼지막한 사진과 비주얼이 강한 편집도 새로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일간지, 주말 강화 트렌드
한국일보는 2월 둘째주 토요일부터 주말에디션 ‘H’를 선보이고 있다. 별도 섹션이 아닌 본지에 포함하는 형식으로 10개 면을 연속으로 펼친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의 ‘직격인터뷰’, 뉴스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이야기를 파헤친 ‘뉴스 인 뉴스’, 강의와 토론현장을 다룬 ‘명강의를 찾아서’ 등으로 구성됐다.

이영성 한국일보 부국장은 “토·일요일에는 신문을 잘 찾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상당수 일간지가 토요일자를 지나가는 지면으로 간주한 경향이 많았다. 하지만 미디어환경이 변화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 신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소프트한 재미가 있고 메시지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은 이달부터 토요일자 신문에 변신을 시도했다. 커버스토리 기사를 1~3면에 걸쳐 펼치고 4~5면에 주말 인터뷰와 기획물을 배치했다.



   
 
  ▲ 중앙일보 사람섹션 'j'  
 
주말판의 양대 산맥 ‘Why?’와 ‘j’

일간지 주말판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두 신문은 전담 조직을 두고 본지와 별도로 섹션(조선일보 ‘Why?’와 ‘위클리비즈’, 중앙일보 사람섹션 ‘j’)을 발행하면서 주말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선은 매주 토요일에 ‘土日섹션’이라는 이름을 붙여 ‘Why?’와 ‘위클리비즈’를 각 8면씩, 모두 16면을 발행하고 있다. ‘Why’는 2007년 3월, 위클리비즈는 2006년 10월에 각각 발간됐다. ‘Why’는 취재기자들의 문패를 달고 나가는 인물 인터뷰, 생생한 사건을 추적하는 뉴스 인사이드, 다양한 고정 꼭지 등으로 구성된다. ‘위클리비즈’는 글로벌 CEO, 해외 유명 석학들 인터뷰 기사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Why’는 취재기자들 이름을 단 인터뷰 코너가 특징이다. 이한우의 ‘廳談’, 한현우의 ‘커튼 콜’, 김윤덕의 ‘사람人’, 강훈의 ‘와일드 터치’, 문갑식의 ‘하드보일드’ 등은 기자 각각의 개성을 드러내며 우리 사회 여러 인물들의 진솔한 얘기를 전한다. 또 일간지가 전혀 다루지 않았거나 겉모습만 다루고 지나쳤던 사건·사고들을 깊이 추적한 기사, 일간지에서 접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싣고 있다.

‘Why’는 최근 이한우 특집기획부장이 지면 제작을 맡고 기자들이 일부 교체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코너로 페이스북에서 유명한 박성현씨가 한 주간의 뉴스에 코멘트를 붙인 ‘박성현의 獨說(독설)’, 일본 NHK 서울특파원 기무라 요이치로씨가 한·일 관계를 새롭게 조명한 ‘남산 전망대’가 등장했다.



   
 
  ▲ 한국일보 주말에디션 'H'  
 
이한우 부장은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보여주는 사람, 성공을 향해서 달리면서 자기를 가꿔가는 사람을 주로 인터뷰하고 ‘왜’라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생생한 기사들을 주문하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할 수 있는 지면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사람 이야기만 다루는 주말섹션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사람섹션 ‘j’는 16면 전체 지면의 95%가 인터뷰 기사다. j 에디터인 이훈범 부장은 “모든 뉴스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의 시각으로 여러 현상을 접근해보자는 의미에서 ‘사람’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말했다.

중앙이 주말섹션을 만든 것은 경쟁지에 비해 토요일자 지면이 얇고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독자들의 지적 때문이었다. 두 달간 준비작업을 거쳐 2010년 5월 ‘j’는 지면 전면을 사람으로, 1면 전면에 사진을 배치하는 파격으로 등장했다.

‘j’는 j Story, j Special, j Focus, j Insight, j Global 등으로 나눠 국내외 인물들을 인터뷰한다. 존 레넌의 부인 오노 요코,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영화 ‘블랙 스완’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탈리 포트만 등 국내 언론에서 보기 힘들었던 유명인이 ‘j’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만났다.

인터뷰이의 특징 등을 가볍게 전하는 ‘j 칵테일’, 제작에 참여한 기자들이 취재 과정의 뒷이야기를 고백하는 ‘j의 금요일 새벽 4시’ 코너는 색다른 재미를 준다. 이훈범 부장은 “독자들이 만나고 싶지만 못 만나는 사람들을 대신 만나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며 “각계의 호의적인 반응에 그동안 독자들이 사람 이야기에 굶주리고 있었다는 걸 절감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비즈 위크엔드’는 자사가 발행하는 DBR(동아비즈니스 리뷰) 주요 기사를 주로 소개하고 있다. 매일경제는 토요일마다 ‘토일섹션 MBA’를 발행하고 있다. 8면 분량의 이 섹션은 매주 다른 주제의 커버스토리 기사와 국내외 CEO, 해외 유명 석학들의 인터뷰 기사를 싣고 있다.

금요일 발행 주말판도
국민일보, 세계일보, 문화일보 등은 금요일자에 주말판을 낸다. 여행, 인터뷰, 공연, 미술 등이 주 콘텐츠다. 2008년 2월부터 매주 목요일, 주말섹션 ‘그 후’를 냈던 경향신문은 섹션에서 다뤘던 내용을 본지로 흡수했다. 한겨레신문은 주말판 대신에 매주 목요일 여행, 쇼핑, 요리 등을 다루는 ‘매거진 esc’를 내고 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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