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A, 지역신문 주최 고교야구 전국대회 폐지
조중동 주최 대회는 남겨둬…부산일보 반발
대한야구협회(KBA)가 올해부터 고교야구 주말리그제를 실시하면서 지역신문이 주최하는 전국대회를 모두 폐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62년간 고교야구 전국대회 ‘화랑대기’를 개최해 온 부산일보의 반발이 거세다.
대한야구협회는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고교야구 주말리그제를 시행하면서 지역신문들이 주최하는 전국대회를 모두 폐지하는 대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메이저 3사의 전국대회는 살려 뒀다. 이들 신문이 개최하는 전국 고교야구대회는 각각 황금사자기(5월), 청룡기(7월), 대통령배(8월)이다.
폐지된 전국대회는 부산일보의 화랑대기를 포함해 매일신문의 대붕기, 광주일보의 무등기, 인천일보의 미추홀기 등 지역신문 주최 전국대회 4개 모두와 한국일보의 봉황대기이다.
협회는 주말리그제의 경우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6~7개 팀을 배정, 서울권과 경상권이 각각 2개 조를 운영하고 중부권, 전라권, 경기권, 강원·인천권은 1개조로 구성해 같은 조에 속한 팀끼리 주말, 전 지역 구장에서 리그를 치르게 했다. 전기리그는 3월26일~4월24일, 후기리그는 6월11일~7월25일 열린다.
부산일보는 이 같은 결정에 즉각 반발, 기사와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지방대회만 폐지하는 것은 “지역 차별적 횡포”라는 것이다.
부산일보 스포츠부 남태우 부장은 “각 지역신문과 지역야구협회의 의견수렴 절차 없이 대한야구협회가 일방적으로 폐지 결정을 내렸다”며 “특히 주말리그제 시행과 더불어 전국대회를 모두 폐지한다고 해놓고 메이저 3사는 남겨놓은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지역 차별적 행태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 부장은 “신문사 입장에서는 회마다 1백~2백명의 관객이 들 정도로 흥행이 되는 게 아니라서 수익 측면을 고려하진 않는다”며 “지역 고교 야구 발전과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개념이 강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대한야구협회는 ‘공부하는 야구선수’를 만들고 과도한 전국대회 경기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에 따라 주말리그제를 시행하고 전국대회를 모두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조·중·동 주최 대회는 남겨둠으로써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이다.
한 야구 전문가는 “당초 정부와 야구협회 안은 모든 전국대회를 다 없애는 것이었지만 갑자기 번복된 이유를 알 수 없다. 굳이 몇 개 전국대회를 남겨둬야 한다면 지역에서도 열려야 한다”며 “야구 꿈나무들이 실력을 뽐낼 기회가 축소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말리그만 치르는 한계마저 지닌 어정쩡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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