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히말라야 트레킹 '추억 만들기'
[시선집중 이 사람] 연합뉴스 김경태 경기취재본부 기자
기자들이면 누구나 마음 한쪽에 자녀에 대한 미안함이 자리 잡고 있다. 바쁘다는 이유로 늘 부모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산다.
연합뉴스 김경태 경기취재본부 기자(차장) 역시 여느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공휴일, 명절, 연휴 등에도 당직 근무로 눈코 뗄 수 없는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40대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나 김 기자는 지난해 10월 아들을 위한 특별 이벤트를 준비했다. 모처럼 찾아 온 꿀맛 같은 휴가를 초등학교 6학년 아들 승현군과 함께 ‘추억 만들기’에 나선 것. 비용은 1인당 1백80여만원. 히말라야 트레킹은 네팔 오지 사람들의 또 다른 개념의 행복한 삶을 보면서 물질적 행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아들에게 느끼게 해줄 목적이 컸다.
김 기자는 “5년 전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방문했을 때 ‘언젠가는 아들과 함께 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신문기자인 아내는 휴가일정을 맞출 수 없어 같이 갈 수는 없었지만 ‘부자 간 말없이 걷지만 말고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오라’고 격려해 줬다”고 말했다.
이들 부자는 7박8일 동안 네팔 나야풀(해발 9백m)에서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4천1백30m)까지 이르는 약 1백80㎞ 트레킹 코스를 밟으면서 호흡을 같이했다.
김 기자는 이번 여정을 통해 대자연의 교훈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는 “하루 8〜12시간 정도 걸어야 하는 코스인데 해발만 보면 하루에 조금씩 올라가는 길이지만 수백m를 내려갔다가 올라가길 반복했다”며 “아침 6시에 일어나 걷다가 우리의 산골 판잣집과 같은 로지(개인 산장)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고 해가 떨어지는 오후 5〜6시 전 다음 로지에 도착해 침낭에서 자는 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정 중 3천m를 넘을 때 승현군이 고산병 증세가 나타나 중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들기도 했으나 다른 트레커들의 격려 등으로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었다.
김 기자는 “처음에 가장 많이 나눈 대화는 고산지대이다 보니 ‘너 힘 안드니?’ ‘머리 안 아프니?’ 등이었지만, 그날그날 등반일정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등반일정에 대한 기대,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달라질 것 등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아버지들이 평소에 자녀들과의 대화가 부족하고 저 역시 일을 핑계로 늦게 들어와 일찍 나가다 보니 아들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서 이번 여행 이후 가장 큰 변화에 대해 히말라야 트레킹을 통해 친밀감이 높아지고 무엇보다 부자간의 대화가 많아진 점을 손꼽았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