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의 다 들어줄 순 없다'

반발하던 직업학교 중앙 소송내자 '사과'

언론보도에 대한 항의·소송이 빈번한 가운데 한 직업학교가 신문사에 강력 항의하다 오히려 사과문을 싣는 사례가 발생해 주목된다. 재단법인 기독발명직업전문학교는 남정기 이사장 명의로 '중앙일보와 삼성그룹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제하 사과문을 15일자 중앙일보 2면에 게재했다.

이에 앞서 기독직업학교측은 지난 2월 24일자 기획취재팀에서 보도한 '부산지역 일부 직업전문학교 운영부실' 기사에 대해 2월 27일자 조선일보 2면에 반박문을 실었다. 기독직업학교측은 "민간직업학교는 정부지원금 착복은커녕 사재를 헌납해 교육을 해왔으며 그동안 연간 27조원의 국가이익을 창출했다"고 반박하며 초판에는 "170만 노동자를 해고한 삼성이 중앙일보와 짜고 직업학교를 죽이려 한다"는 문안을 통해 보도를 비난했다.



기획취재팀은 회의를 통해 '기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 중앙일보는 지난 3월 '근거없는 비방으로 명예를 훼손시켰다'며 기독직업학교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중앙일보 소송 직후 상황은 반전돼, 학교측 관계자들이 양해를 구했고 중앙일보는 사과문 게재를 요구했다.



기독직업학교는 사과문을 통해 "반박내용은 모두 사실과 다르며 검찰수사 결과 관련 비리도 드러났다"면서 "근거없는 내용을 나열해 중앙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획취재팀은 '직업학교 정부지원금 착복' 기사로 102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기획취재팀의 안성규 차장은 "최근 들어 언론은 늘 소송의 대상이 돼왔다"며 "정확한 취재에도 불구하고 이해 당사자들이 조금만 불만이 있어도 항의하고 나서는 세태에 경각심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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