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별 광고비 조정 불가피"

올해 기업 홍보예산 소폭 증가·동결 분위기
기업들, 한정된 광고물량에 종편 광고 '고민'

광고대행사 실무 관계자 및 업계 전문가들은 2010년 8조원에서 2015년 13조원으로 5년간 총 광고물량을 5조원 늘리겠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장밋빛 전망’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업들은 종합편성채널 등장에 따라 기존 매체별 광고 비중을 조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본보가 광고관련 업계를 취재한 결과 이들은 올해 광고시장 성장률을 묻는 질문에 3% 정도의 성장에 그치거나 동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광고대행사 미디어컨설팅 부장은 “일부 대기업들이 하반기 종합편성채널 출범에 대비해 예비비 명목으로 5% 정도를 늘린 것을 빼면 사실상 전체적인 기업 광고홍보예산은 동결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고규모는 2009년 대비 12% 늘어나는 등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는 스포츠 빅이벤트가 없고 월드컵 다음해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광고시장의 전례에 따라 낙관은 이르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국광고주협회가 2백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 80%가 올해 광고예산을 현행 유지(70%)하거나 줄이겠다(10%)고 답했다.

종편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는 2012년과 그 이후에도 광고시장의 급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B광고대행사 미디어전략팀장은 “채널이 는다고 광고가 늘어나나. 경기 동향과 연동되어 가는 실물경제가 광고”라며 “일부 대기업들은 종편을 고려해 예산을 늘릴 수 있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그럴 만한 사정이 아니다.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현수 단국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도 지난달 31일 발간된 한국광고주협회 월간지 KAA저널 1·2월호 기고에서 시계열분석(시간 흐름에 따른 통계 자료분석)을 내놨다.

GDP 성장률을 연간 5%로 적용할 경우 2010년 8조원이던 광고는 2012년 8조3천억원, 2014년 8조4천3백억원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희망사항인 13조원과 무려 4조원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종편 4개와 보도전문채널 1개가 추가로 편입됐지만, 사실상 신규 매체에 배당될 광고물량이 거의 없다는 암울한 전망인 셈이다.

종편이 생존하기 위해선 기존에 배당된 매체별 광고비를 파고드는 수밖에는 없다. 현재 매체별 광고비중은 2009년 기준 지상파 23%, 신문 20%, 인터넷 17%, 케이블 10%, 잡지 6%, 라디오 3%, 기타 17% 등이다.

C광고대행사 부장급 간부는 “원칙대로라면 방송예산을 늘려야 하지만 대다수는 여력이 안돼 기존매체 비중을 줄이고 종편에 광고를 주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종편 발생 비용을 기존 신문 비용에서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한 홍보팀 관계자는 “신문 등 기존 매체의 물량을 줄였다가는 당장 난리가 난다”며 “하지만 내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종편 광고배정 등 매체별 광고비 조정을 저울질해야 해 큰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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