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연일 조봉암 선생 보도 이유는

'열린보수' 주창 속 진보 외연 확대


   
 
  ▲ 중앙일보가 22일 10면 전면을 할애해 보도한 죽산 조봉암 선생 관련 기사.  
 
중앙일보의 죽산 조봉암 선생 보도가 눈길을 끈다.

중앙은 25일자 19면에 죽산 조봉암 선생의 사형을 지켜본 교도관 고중렬씨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22일엔 10면 전면을 할애해 역사학자 이덕일씨의 기고(박헌영의 조선공산당 비판한 조봉암 “6·25 죄과 저지른 북한” 정강에 명시)와 취재일기(조봉암 무죄가 진보에 던진 메시지)를 실었다. 정진홍 논설위원은 기명칼럼 정진홍의 소프트파워(그린 마일과 세 갈래 길)에서 “조봉암 선생은 억울하고 분했지만 시대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담담하게 ‘그린 마일’을 걸어간 사람”이라고 했다.

중앙의 조봉암 선생 보도는 대부분 언론이 21일 무죄 판결 사실을 보도한 뒤 후속 보도를 하지 않은 것과 비교된다. 진보 성향의 한겨레는 21일 이후 관련 보도가 없다. 경향은 양권모 정치부장이 24일자에 기명칼럼(조봉암 묘비에 무엇을 새길 것인가)을 한 차례 실었다. 

중앙은 21일엔 12면 전체에 조봉암 무죄 선고 사실을 다뤘다. 조선, 동아와 달리 ‘조봉암 무죄와 사법살인’이라는 사설까지 실었다. 중앙은 사설에서 “사법부는 정치공작의 냄새가 짙었던 사건에서 확실한 증거도 없이 법의 이름으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 갔다. 비록 독재정권 치하였다지만 판사들이 권력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던 치욕적인 호명을 벗을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중앙의 죽산 보도는 최근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이른바 진보 성향 인물들의 인터뷰가 중앙일보 지면에 실리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중앙은 ‘열린보수’를 주창하고 있다. 박보균 중앙일보 편집인은 최근 편집국 편집회의에 참석해 “일류 좌파를 끌어안을 수 있는 신문은 중앙일보 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앙의 죽산 보도를 홍석현 회장의 부친인 고 홍진기 장관과 연관해 해석하기도 한다. 고 홍진기 장관은 조봉암 선생이 사형 선고를 받을 당시 법무부장관을 지냈다. 당시 사법부는 이승만 정권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혐의를 조작한 정황이 분명했는데도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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