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용지값 안정이냐, 인상이냐

신문사, 경영상황 악화·국내폐지 가격 하락 "인상 안돼"
제지업체, 국제폐지값 5개월째 올라 "2분기 인상 검토"


   
 
   
 
신문용지 제조업체들이 신문용지값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반면 신문사들은 경영사정 악화 등을 이유로 더 이상의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문사 원자재 구입비용 중 신문용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85% 가량으로 절대적. 지난해 미디어경영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제품원가의 최고 38.28%에서 최저 34.38%가 신문용지값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신문사 경영에 파급력이 상당하다.

신문협회는 이와 관련해 2월 초 경영지원협의회를 소집해 각사의 의견을 청취, 입장을 정할 방침이다.

권해근 신문협회 경영지원협의회장(한국경제신문 관리국장)은 “지난해 신문용지 원자재인 고지(신문폐지)값이 올라 부득이하게 신문용지값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며 “그러나 고지값이 안정되면 신문용지값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고지값은 안정추세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kg당 2백35~2백40원이던 국내 고지값은 지난해 12월27일자로 35원 내려 2백10~2백15원선으로 거래되고 있다. 환율 하락 등으로 국제 고지값도 하락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또한 올해는 조선, 중앙, 동아, 매경 등 4개의 종합편성채널이 도입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신문사들로선 가격 인상에 부정적이다.

한국일보의 한 고위간부는 “각 신문사들이 어려운 상황이라 단가를 인상해 줄 분위기가 아니다”며 “조·중·동이 종편에 진출해 지난해보다 수요를 줄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격이 안정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지업체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톤당 2백10달러에 거래되던 국제고지값이 올해 1월 현재 2백53달러(1월평균 2백40달러)로 거래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고지값이 오르면 국내고지도 제값에 살 수 없다. 제지업체로서는 1kg당 3백원에 가까운 국제고지보다는 국내고지를 사는 것이 이득이라 폐지수집업체에 웃돈을 얹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경부의 공포가격인 2백10~2백15원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실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주페이퍼의 한 관계자는 “국내고지는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고지가는 5개월 연속 올랐다”며 “그런 상황이다 보니 국내고지가 공포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고지·전기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손해를 내부적으로 감수하고 있는 상태”라며 “2분기에 접어들면 한계상황에 도달해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국내고지 가격 안정을 위해 지경부가 2월 말까지 설립 추진 중인 가칭 폐지유통기구가 제대로 꾸려져 가격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두식 지경부 미래생활섬유과 사무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는 콘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국내고지가 웃돈에 거래되는 등의 현실 파악이 어렵다”며 “유통기구가 설립되면 가격 안정에 종전보다 더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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