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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민일보 전제훈 동해취재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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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훈 강원도민일보 동해취재부장은 여전히 ‘공부하는 사학도’이다. 또한 강원도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열정적인 기자이기도 하다.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고 20년이 넘는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강원도 민속’에 대한 현장취재를 통해 굵직한 기획기사를 쏟아내고 있으니 그렇게 불릴 만도 하다.
실제로 그는 ‘바다와 민속’(2007년 8월31일~12월14일), ‘탄광으로 간 바다민속’(2008년 4월4일~9월26일), ‘석회암과 문화’(2009년 6월5일~8월21일), ‘바다와 유목문화 그리고 유목의 나라 바다의 나라’(2009년 11월6일~12월25일) 등 매년 한 차례 대규모 기획을 펼치며 강원도 민속의 근원을 파헤치고 있다.
흥미로운 주장도 눈에 띈다. 강원도 동해안과 탄광지대의 문화가 바로 ‘유목 문화’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동해안에 남아 있는 기마유목 문화의 흔적이 그 근거다.
그에 따르면 △한반도 백두대간(맥족)과 동해안(예족)으로 내려온 한민족 문화가 각종 수조신화 등으로 바이칼 호수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 △동해안에서 미역과 김 등 해초를 채취하기 위해 활용했던 ‘뗏마’에 배(船)보다는 말(馬)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 △한류와 난류를 따라 형성되는 어군을 따라 남의 구역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조업하는 ‘남발이’ 어로작업 △반 말린 오징어와 정어리, 명태를 가죽의 개념인 ‘피데기’로 부르는 점 등이 모두 ‘유목민의 유전자(DNA)’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전 기자는 “생존을 위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어부들과 선원들은 거친 자연환경 속에서 초지를 따라 이동하며 말을 타고 양을 키우는 유목민들의 삶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탄광문화도 마찬가지다. 탄광문화는 유목문화를 전승한 바다문화를 이어받고 있다. 위험한 생존환경, 무수한 속신과 금기가 바로 근거다. 그에 따르면 1939년 강원도 묵호에서 탄광촌 삼척 도계를 잇는 영동선 철도가 놓이자 바다민속은 탄광으로 흘러들었다.
일례로 어부들은 배에 있는 쥐를 잡지 않는다. 광부 역시 탄광 갱내에 쥐를 잡지 않는다. 어부들은 까마귀가 울면 침을 세번 뱉는다. 광부들은 침을 세번 뱉고 아예 출근도 하지 않는다. 어부들은 생업을 위해 풍랑이 불면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바다로 나가 조업을 했고, 광부들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지하막장에서 생명을 담보로 탄을 캤다는 점에서 유사한 민속, 속신과 금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전 기자는 이런 사례들을 철저한 현장취재와 현장채록 등을 통해 수집, 증명했고 학계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속초, 양양, 인제, 강릉, 동해 삼척, 태백 등에서 주재기자 생활을 하며 각 지역 특색에 따라 자료를 모으고 주민들과의 대화를 채록해 두는 작업을 틈틈이 한 덕이다.
그동안 특집으로 다룬 기사를 3월께 한두 권의 책으로 펴낼 계획도 갖고 있다. ‘기후 변화와 생명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이를 특집으로 다뤄볼 생각도 하고 있다.
전 기자는 “지역기자는 짙은 사투리를 써야 한다”며 “나와 같이 짙은 강원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민속학적 접근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이 그를 강원도 민속에 천착하게 한 에너지인 듯했다. 스스로 “주재기자는 종합기자라 전문성이 없다”고 했지만 적어도 그만은 달랐다.
전제훈 기자는 학부에서는 사학을 전공했지만 석사과정에서 기공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기공 및 기철학’에 매진, 박사 논문학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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