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학계에서는 방송 파이가 커지면서 지상파방송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며 광고시장도 과열 경쟁이 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성향의 매체들이 종편·보도채널을 독식해 여론독과점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으로는 마이너매체에 대한 배려 등 균형잡힌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있다.
종편·보도채널이 선정되면서 미디어시장은 그야말로 격변기를 맞게 됐다. 특히 기존 3개 지상파방송 중심으로 이뤄졌던 방송시장의 극심한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제2의 지상파’로 불리는 종편채널은 케이블·위성TV로만 방송된다는 한계가 있으나 국내 유료방송 가입가구가 1천9백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지상파에 견줄 수 있는 힘을 가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학자들은 종편이 조기에 자리 잡기 위한 핵심 열쇠(key)는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상파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로 재투자가 가능했으며 고품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었다.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언론정보학과)는 “관건은 채널 브랜드 프리미엄을 어떻게 만드냐”라며 “SBS 정도의 위치에 오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종편채널끼리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보도채널 역시 오락과 드라마 부분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자 확충 등 제작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송광고 시장은 지상파방송과 종편채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케이블방송 중 취약채널들과 종교방송, 지역방송의 타격이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마이너신문 시장 축소도 피하기 어렵다.
광고시장의 혼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김민기 숭실대 교수는 “지상파 프로그램 중 시청률이 약한 프로그램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신문과 잡지, 옥외광고 등 이종매체 광고시장도 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상파 역시 종편채널이 단기간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더라도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면 충격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학자들은 방송광고 시장 규모가 일시적 ‘풍선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방송광고 현실상 종편 4개는 너무 많다”며 “광고시장은 나아지지 않는데 시장 과열로 콘텐츠 제작비가 오르면 악순환 구조로 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수성향의 신문들이 종편·보도채널에 선정되면서 여론독과점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과열 경쟁에 따라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대량 양산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정윤식 강원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인터넷과 모바일의 영향력이 막대한 현실 속에서 특정매체가 매체를 하나 더 가진다고 해서 영향력이 커진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한쪽의 목소리가 과도하게 커질 경우 여론다양성이 훼손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금 중요한 것은 사후 대책”이라며 “정부가 새 매체와 마이너신문들의 생존을 위해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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