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유통원 직영센터 폐업 왜?

고비용 저효율·지국지원사업 전락 이유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신문유통원 직영센터 폐업을 발표했다.

이성준 이사장은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신문유통원 직영센터 22곳을 폐업하고 정부간행물 배달 사업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5년째 운영돼온 정부의 직접지원 형태인 ‘신문 공동 배달제’가 사라지게 된 것이다. 대신 올해 상반기 중 신문사 주도의 ‘자율협의체’에서 대안을 내면 유통지원 사업 몫의 기금(년간 70~80억원)으로 간접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신문우송료와 수송료 지원, 신문 중간 배포소인 적환장 설치 등이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체 사업들이다. 신문유통원의 민영센터, 소형공배센터 7백여곳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된다. 직영 공배 기능이 있었던 직영센터는 없어져도 지역관리센터 6곳이 새로 마련돼 민영센터와 소형공배센터 관리역할을 맡는다.

언론재단은 직영센터 폐지의 이유를 지속된 적자에 따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까지 5년간 유통원에 지원된 국고 및 기금액은 1천억원 가량이다. 이중 임차보증금과 대여금 등 회수 가능한 자산 3백40억원을 제외하면 6백6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거액의 지원금이 들어갔지만 신문 배달 개선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직영센터는 많게는 41개까지 개소됐지만 이들이 배달하는 신문은 5만~10만부에 그쳤다. 민영센터 역시 종합일간지 5개의 지국장이 모여 조합 형태로 운영돼야 하나, 사실상 특정 신문사의 지국장, 겸임지국장(여러 매체 배달)이 민영센터를 여는 예가 많았다. 농어촌이나 산간벽지의 배달에서 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도 퇴색돼 적은 부수, 고비용의 우편·배송료 탓에 거부되곤 했다. 일부 민영·소형센터는 신문배달센터로 개소하기로 하고 무이자로 대여금을 빌려갔지만 실제로는 퀵서비스 등 다른 업종을 한 사실이 최근 언론재단의 감사결과 드러났다.

지난 7월 구성된 언론재단의 신문유통사업 태스크포스(TF)에서는 이 같은 문제들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TF에는 언론재단 관계자와 문화부 사업담당자, 교수진 외에도 경향신문 광주일보 동아일보 대구일보 대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신문의 판매팀장들이 참여했다.

공배제에 긍정적이었던 군소 신문들도 TF에서 유통원 직영센터 폐지에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다. 유통원 관계자는 “직영센터의 비효율성은 오래전부터 자체 검토한 사안이며 간행물 사업도 지난해 미디어법 이후 법적 근거가 사라져 개선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5년이라는 짧은 시행기간과 2008년부터 늘고 있는 대형신문사들의 참여율, 지역신문의 안정적 유통망 확보 등을 이유로 폐지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역신문사 한 관계자는 “공배제 이후 신문사가 하지 못하는 지국지원을 대신해줘 긍정적 효과가 점차 나타났다”며 “산간벽지에 실제 배달되는 신문 부수 량이 적어 우편료 지원이 실효성 있는 안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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