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너도나도 진출 '동상오몽'
선정 자신감 보이며 막판 경쟁사 흔들기
28~29일 청문 대비 자체 모의연습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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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예비사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2일 경기도 과천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용사업자 승인 기본계획(안) 공청회.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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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선정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심사위원단 심사가 23일 시작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외부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심사위원단 구성과 운영 등 모든 심사 절차를 극비리에 진행하고 있다. 예비사업자들은 심사위원 정보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한편, 청문 심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청문장에 언론사 대표 참석청문 일정은 보도의 경우 26일, 종편은 28~29일로 잠정 확정됐다. 청문은 심사위원단이 종편 컨소시엄 대표, 최대주주 대표, 편성책임자 등을 불러 사업계획서에 밝힌 사항들을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종편을 추진하는 한 신문사 관계자는 “청문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다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편추진 신문사들은 각 사별로 모의 청문을 실시했다. 사내외 전문가들이 참석자들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불을 뿜었다는 후문이다. 강점은 최대한 부각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추가적으로 한 두 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다.
각 신문사 사주와 대표들이 직접 청문에 나올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동아일보의 경우, 김재호 사장이 ‘채널A’ 컨소시엄의 최대 주주 대표자격으로 참석한다. 조선일보는 방상훈 사장을 대신해 변용식 발행인·인쇄인 겸 대표이사 전무가 ‘CSTV’ 최대주주 대표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은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선정 자신감 원천은 절대평가동아일보, 매일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 등 종편추진 신문사들은 한목소리로 사업자 선정을 자신하고 있다. 사업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모두 선정하는 절대평가 방식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한 신문사 관계자는 “탈락을 염두에 뒀다면 신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신문사 관계자는 “심사만 공정하다면 1등으로 선정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만 탈락하는 것 아니냐”는 일말의 불안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또 3개 이상이 허가될 경우 ‘기쁨의 샴페인’을 터뜨릴 짬이 없다. 치열한 생존 경쟁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시청률 하락과 광고 수익 감소로 고전하고 있는 지상파 TV 사례에서 보듯 방송은 이미 ‘레드오션(Red Ocean)’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방송시장 여건을 감안하면, 지상파와 경쟁은 차치하더라도 2개 이상의 종편이 먹고살기에 버거운 구조라고 말한다.
이런 위기의식은 종편추진 신문사들도 인식하고 있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지난 15일 조선일보 전직 사우 모임인 ‘조우회’ 송년모임에서 “종편이 여러 곳 허가될 경우 종편은 절대 황금 알을 낳는 거위도 아니고 특혜도 아니다”면서 “종편 진출사들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져 ‘승자의 저주’가 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선정 초읽기…상호 견제 치열사업자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각 신문사들의 상호 견제가 치열하다. 동아일보는 사업자 수가 최소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사의 종편 진출을 전제로 타 신문사를 견제하는 모양새로 비쳐진다. 상대적으로 낮은 액수의 납입자본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는 자본금이 많다고 종편 채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타사의 자본금에 허수가 많다는 사실도 부각한다.
중앙일보 종편의 최대주주는 중앙일보가 아닌 중앙미디어네트워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앙일보의 높은 부채비율과 연관 지어 해석하기도 했다. 중앙일보는 신문사가 직접 방송을 하면 방송사가 어려울 경우 신문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신문과 방송이 각자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발전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세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는 ‘조중동=종편’ 프레임을 경계하고 있다. 두 신문사는 방송 경험이 풍부하고 기술·자본력도 갖추고 있어 조중동에 뒤질 까닭이 없다고 강조한다. 매일경제는 mbn 17년 노하우를, 한국경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중동 방송’에 대한 일반의 우려에 대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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