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이직 도미노' 현상 벌어지나

종편·보도채널 선정 앞두고 기자 대량 이직 여부 관심


   
 
  ▲ 새 방송사업자 등장에 따른 기자 대량이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한 정부부처에서 기사 송고에 여념이 없는 기자들의 모습.(뉴시스)  
 
종합·보도채널 선정이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기자들의 대량 이직여부가 큰 관심사이다. 특히 종편·보도채널이 다수 선정될 경우 ‘이직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A신문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종합편성채널 신청서류 작성 과정에 방송기자들로부터 입사서명을 받았다. 종편으로 선정될 경우 입사하겠다는 내용으로 일종의 서약서인 셈이다.

한 지역방송 기자는 “신문사에서 전화를 걸어와 ‘출범하면 함께 일하겠다’는 내용에 사인을 요청했으나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A신문사 한 실무진은 “파트별로 나눠 추진해 전체적인 규모는 알 수 없으나 10여 명의 전·현직 방송 종사자(기자·PD)들에게 서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서류는 종편 사업자 신청 부속서류의 하나로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방송예비사업자들은 확보 차원에서 벌써부터 방송사 종사자들에게 물밑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구체적인 경력기자 채용규모는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무진은 대체로 1백명 안팎으로 보도국을 꾸리며 이중 20~30%만 신규 채용 인력으로 채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종편에 뛰어든 한 경제지 관계자는 “종편희망사업자들은 보도국 신규 채용을 데스크급으로 한정하는 등 최소로 잡았다”며 “대신 PD, 외주를 책임질 편성PD 영입에는 적극 나서려 한다”고 밝혔다. 보도국은 현재 운영 중인 케이블방송 인력에서 최대한 가용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사업 초기 신규 채용에 대한 위험부담으로 채용규모가 작을 수는 있으나 방송을 질을 따져볼 때 점차 늘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스카우트를 하면 지상파 수준으로 대우를 해주려고 하고 있어 기자들의 이직이 두드러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수도권 인근의 케이블방송사와 지역방송사 기자들은 종편채널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종편사업자가 몇 곳이나 선정될지, 또한 이들의 채용규모는 얼마나 될지 등이다. 대우도 주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5~10년 차 기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역방송사 기자들 중 수도권 출신 기자들은 복귀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치·경제·사회면에서 지리적 요충지인 수도권에서 기자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이점이 고려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 카메라기자들은 기존 인력으로 대체가 어려워 채용규모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OBS 한 기자는 “OBS에서 경력기자를 모집해도 지역신문사와 지역방송사 출신들이 지원한다”며 “수도권 메리트가 종편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편사업자가 다수 선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데다가, 사업자들의 충원 최소화 방침 등을 거론하며 실제 인력이동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울산방송 한 기자는 “몇 해 전부터 중앙 일간지에 수습으로 채용된 기자가 그곳을 포기하고 지역민방으로 왔다”며 “지상파에 견줄 만큼의 대우가 아니면 옮기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대 정용준 교수(신문방송학)는 “몇 개 채널이 허용되고 어떻게 운용할지 여부에 따라 이직의 임팩트(충격)는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방송시장을 크게 바꿀 정도의 충격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인력인프라와 재원이 허약한 지역방송사는 분명히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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