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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원 조선일보 기획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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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원 조선일보 경영기획실 기획팀장이 최근 ‘미디어의 진화가 경제 지도를 바꾼다(도서출판 새빛)’는 책을 냈다. 현업에서 활동하는 몇 안 되는 미디어 전략 담당자가 미디어 산업의 트렌드를 조망한 책이어서 관심을 끈다.
국민대 경영학과, 건국대 신문방송학과 등에서 그의 책을 보조교재로 활용하고 있고 강연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 요동치는 미디어 시장의 현재를 분석하고, 미디어 전반의 미래를 전망하려는 현장의 욕구에 그의 책이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개인화, 디지털화, 세계화’라는 큰 흐름이 방송, 인터넷, 신문, 잡지, 라디오, 영화, 출판, 게임, 음반 등 주요 미디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그는 책 서문에서 “미래는 미디어를 이해하는 사람이 주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1990년 조선일보에 입사해 경제부 금융팀장, 증권팀장, 경영기획실 전략팀장, 미디어전략실 부실장 등을 지냈으며 조선일보 종편 사업을 총괄하는 방송기획단에서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다. 하와이대학에서 MBA(경영학석사) 코스를 마치고 일본 경영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다.
“미디어는 주요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촉매가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전망을 통해 세상을 선도하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그가 독자들에게 던진 주문이다.
그는 5년 전부터 틈틈이 원고를 써왔다. ‘와이어드’ ‘닛케이비즈니스’ ‘비즈니스 위크’ ‘이코노미스트’ 등 해외 잡지를 활용해 미디어의 트렌드를 정리하는 한편 기술용어 등 모르는 부분은 지인들에게 물어가면서 공부했다.
애초 대학 1~2학년에 적합한 미디어 산업 관련 교과서를 쓸 작정으로 기본용어에서 트렌드까지 미디어 산업 전체의 이슈를 6개월 단위로 업데이트하면서 원고지 7백~8백장 분량으로 정리했다. 책을 내면서 일부 내용이 빠졌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미디어 시장이 1997년 IMF 전 금융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당시 은행, 보험, 단자, 리스 등 금융 분야가 다른 영역으로 진입하지 못하면서 금융위기에 무너졌듯이 케이블, 신문, 방송 등으로 쪼개져 있는 미디어 시장도 문호가 개방되고 자본 싸움이 시작되면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형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2~3개는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에 삼성이 소니나 파나소닉을, 현대자동차가 GM이나 포드를 제칠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지만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뒤집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미디어의 급격한 변화가 저널리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지향적인 미디어 기업이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이어 ‘제4부’로 일컬어지는 언론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의 경우 많은 신문사들이 M&A(인수합병)되면서 사회의 펀더멘털인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기사가 없어지고 있다”며 “저널리즘 자체의 위상 하락이 뉴미디어 시대의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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