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신문으로 '놀멍 배우멍'
[시선집중 이 사람] 한라일보 이현숙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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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일보 이현숙 NIE 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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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모아 공부하고 노는 아이들이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절대로 함부로 쓰고 만들 수 없답니다.”
한라일보 이현숙 기자(경제부)는 NIE(신문활용교육)를 하면서 더 좋은 기사를 쓰고 더 좋은 신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신문을 뒤적이며 ‘놀멍 배우멍’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라도 바른 말을 쓰고 바른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이 기자는 자신을 ‘아줌마 기자’라고 부른다. ‘아줌마 기자’이기에 NIE에 대한 관심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사랑스러운 두 아이가 있다. 그러나 서귀포에서 제주시까지 한라산을 넘어 다니는 장거리 출퇴근, 기자라는 바쁜 직업 탓에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생각해 낸 차선책이 바로 NIE였다.
막상 해보니 7살짜리 아들의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친구들도 불렀다. 처음 아이들은 ‘NIE 수업’이라는 말에 낯설어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신문을 오려 아이들만의 작품을 만들거나 신문지를 점점 작게 접어가며 그 위에 오래 서 있기부터 신문지로 여러 가지 소리내기, 신문지 찢어 모양 만들기 등 신문은 수십 가지 놀이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런 단계를 넘어 기사를 읽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의 사고능력이 크게 향상돼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현숙 기자는 “신문의 특성상 매일 새로운 사진과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것을 아이들과 같이 읽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사회현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며 “특히 아이들의 언어능력과 창의성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등학생이 된 아들 대현이는 한 인터넷 신문사가 주최한 ‘통일 신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 “엄마와 같이 NIE를 하니 똑똑해지는 것 같다”는 당당한 소감을 밝혀 이 기자를 흐뭇하게 했다.
이렇게 개인적 차원으로 시작한 NIE는 이 기자가 제주대학교 평생대학원 NIE 지도자 과정을 이수하면서 신문으로 확대, 지평을 넓혔다. 그만큼 자신의 자녀를 비롯한 아이들에게 효과가 컸다는 얘기다.
2009년 초 창간 20주년을 맞아 시작된 한라일보 NIE는 제주 지역언론에선 처음. 지역신문에서도 몇몇 신문을 제외하고 드문 사례다.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라는 타이틀로 현재까지 매주 연재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년 남짓 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과도 두드러졌다. 제주지역에 NIE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신문협회와 한국언론진흥재단 공동주최 ‘2010 신문사랑 전국 NIE공모전’에서 중등부 대상, 초등부 최우수상을 제주 지역 아이들이 수상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제주에서 NIE가 각광을 받게 됐고 한라일보 NIE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자는 “처음엔 왜 이런 힘든 일을 도맡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경제부 기자로 NIE 전담까지 하다 보니 몸이 세 개라도 모자란 상황. 게다가 NIE 전시회다, 강연이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보니 정신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자의든, 타의든 NIE 전문기자가 된 이상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외지역 아이들을 찾아 강의를 하면서 ‘선생님 기자’로 보람도 느낀다.
지역신문 NIE가 먼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도 확고했다. 그는 “수익은 당장 크지 않지만 아이들이 한라일보를 가지고 놀고 배우며 커간다면 ‘신문’하면 떠오르는 것이 한라일보일 것”이라며 “제주에 대한 사랑도 키우고 신문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심어주는 NIE의 미래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는 최근 NIE와 관련한 책을 준비 중이다. 제목은 일단 ‘아줌마 기자가 아이들과 신문으로 노는 법’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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