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여기자 채용 늘었다
높은 성적·지원 비율 등 남성 지원자보다 앞서
올해 언론사 수습채용에서 여기자의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서울지역 방송·신문·통신사를 상대로 조사를 한 결과 여기자들의 채용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문화일보는 15기 수습기자 채용에서 총 7명의 합격자 가운데 4명을 여기자로 뽑았다. 이는 문화일보가 수습기자 채용을 실시한 이래 처음으로 여기자의 비율이 남성기자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한겨레신문도 지난 3일 총 5명의 기자를 선발했으며 3명의 여기자가 합격했다. KBS가 올해 첫 도입한 ‘방송저널리스트(기자와 프로듀서 통합)’의 최종 합격자도 16명 중 9명이 여성이었다. 지난해 KBS는 지역을 포함해 총 8명이 선발됐으며 여자와 남자의 비율이 4:4였다.
KBS 인사부 한 관계자는 “기자 분야뿐 아니라 엔지니어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채용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남성 기자의 채용 비중이 높은 언론사들도 여성의 비중이 과거보다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원자 비율도 여성이 증가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은 올해 합격자 7명 가운데 3명이 여기자다. 동아일보는 전체 12명의 합격자 가운데 4명이 여기자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채를 실시하지 않은 SBS는 올해 채용인원 6명 중 2명을 여성으로 선발했다.
연합뉴스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인사·채용 관계자에 따르면 지원자 비율이 여성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국민일보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수습 채용 과정에 있는 다른 언론사에도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수습기자 채용을 실시한 언론사 가운데 여성기자를 선발하지 않은 곳은 MBC가 유일하며, 4명의 수습기자를 모두 남성으로 뽑았다.
언론계에서는 여기자의 채용이 늘어난 이유로 ‘인사권자의 인식 변화’를 꼽았다. 여기자는 지방출장 등에서 남성기자보다 회사 차원의 배려가 있어야 하고 체력과 근성 면에서도 남성이 나은 측면이 있다고 받아들여졌으나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뜻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자 채용에서 여성 지원자들이 높은 성적을 받고 있으며, 지원 비율도 과거보다 크게 늘어난 점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문화일보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성들이 필기에서 높은 점수를 얻더라도 면접에서 남성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으나 최근에는 면접도 우수하다”며 “수습기간 중 열정이나 근성을 보여주는 면에서도 남성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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