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살겠다. 갈아보자!” 1956년 대통령 선거 때 야당인 민주당이 내세웠던 이 슬로건이 13대 KBS 노동조합 선거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호 1번 곽명석(기술)·이도영(경영) 후보는 정·부위원장 후보 출사표에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를 첫 머리에 올렸다.
1956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 신익희·장면 후보가 내세운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에 착안했다. 당시 자유당 이승만·이기붕 후보에 맞선 민주당 신익희·장면 후보는 이 구호를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고, 이에 자유당은 “갈아봤자 별수 없다. 구관이 명관이다”로 맞받았다.
곽명석·이도영 후보는 ‘노조 물갈이’를 주장하고 있다. 이 구호는 현 노조 집행부를 계승한 기호 2번 최재훈·백용규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최재훈 후보는 현 노조 부위원장이다.
곽명석 후보는 “지난 2년의 노동조합은 특보 김인규 사장을 받은 치욕의 노동조합이었다”며 “노동조합이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이유는 노조가 대를 이어 세습화되어 가고 있어서 그렇다. 이제 노조는 판을 갈아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최재훈(기자)·백용규(기술) 후보는 “준비된 젊은 후보, 변화의 희망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밀고 있다. ‘젊은 후보’ 슬로건은 50대인 곽명석·이도영 후보에 비해 두 사람이 젊고 참신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는 “KBS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정치독립과 공정방송, 재정안정화를 통한 고용안정과 살 맛 나는 조직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강한 놈이 지키고, 열린 놈이 합치고, 젊은 놈이 더 뛰겠다. 모든 조합원의 열정을 녹이는 용광로가 되는 KBS 노동조합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13대 KBS 노동조합 선거는 25~26일 부재자 투표, 29일부터 3일간 본투표를 거쳐 다음달 1일 당선자가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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