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임금협상 '줄다리기'

MBC, 노조 "12.6% 인상"에 사측 "동결"
SBS '전사원 연봉제' 충돌…KBS도 진통


   
 
   
 
지난 2년간 임금이 동결됐던 지상파방송 3사 노조가 올해는 임금을 올릴 수 있을까.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노조가 2010년 임금협상에서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거부 의사를 보이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KBS는 노조가 총액 대비 9.5% 인상을 요구한 반면에 사측은 총액 대비 5.2% 삭감안을 들고 나왔다. 노사 양측은 그동안 실무소위 등을 포함해 10여 차례 논의를 벌였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KBS 노사는 22~23일 워크숍을 열어 입장을 조율할 방침이다. 윤형혁 KBS 노조 사무처장은 “사측이 양보안을 내놓지 않고 삭감을 계속 주장할 경우 내달 초 전체회의를 열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조정신청 절차를 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KBS 임금협상의 최대 변수는 수신료다. 사측은 수신료 인상을 위해 일정 정도의 고통 분담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윤 처장은 “자구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인력감축을 강요당한 만큼 임금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이사회는 상여금과 일부 수당을 기본급으로 전환하는 임금구조 개선으로 기본급 대비 1.5% 인상 효과가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임금 동결을 권고했다.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진행 중인 MBC 노사의 힘겨루기는 초반부터 팽팽하다. 노조는 기본급 대비 12.6%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기본급 동결을 제안했다. 노사는 지난달 27일 교섭위원 상견례를 갖고 두 차례 실무협의를 벌였지만 임협과 단협 모두 겉돌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을 올려 인건비 부담을 안고 갈 수는 없다며 기본급은 동결하고 경영성과 부분은 그때그때 보상하는 방식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최근 6년간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고, 올 9월까지 영업이익이 738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기본급과 임금 총액 모두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MBC 노사는 또 ‘국장책임제’와 ‘홍보활동 보장’, ‘부당해고 및 징계’ 등 단협 개정을 놓고서도 맞서고 있다.

연초 임단협 결렬로 총파업 직전까지 갔던 SBS 노조는 지난 10일 2010년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2년 연속 임금이 동결된 점을 감안해 기본급 9.7%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전사원 연봉제를 받아들일 경우 기본급 3%를 인상하겠다는 입장을 제안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17일쯤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낼 방침이다.

사측은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성과와 기여도를 반영하는 임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전사원 연봉제를 제안했다. SBS는 신입사원과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시행 중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성과와 기여도 등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연봉제는 일보다 말 잘 듣는 사람이 우대받는 현재의 ‘상명하달’ 조직문화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SBS 이익이 다른 계열사로 빠져나가는 지주회사 문제는 그대로 두고 임금구조 개편을 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BS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은 임금인상 그 자체보다는 지주회사 체제, 연봉제, 재허가 국면에서 SBS 독립성 확보 여부 등이 중첩돼 있다”며 “8월 현재 영업적자가 300억원이 넘게 난 경영진의 잘못을 구성원들에게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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