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간된 경제지들이 잇따라 흑자를 내며 연착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일간지들의 경제지 및 자매지 창간 러시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5월 창간된 인터넷 경제지 조선경제i는 올해 매출 목표치를 달성했다. 조선경제i 측은 광고보다는 콘퍼런스와 유료 콘텐츠(HTS)의 판매지표가 수익 창출에 호재가 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료 콘퍼런스를 모두 7차례 개최했다.
같은 달에 창간된 한겨레신문의 경제 월간지 ‘이코노미인사이트’도 흑자를 냈다. 조계완 국내편집장은 “현재 구독자 수가 1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이는 목표 구독자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5월 창간 이후 매달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코노미인사이트와 조선경제i 등 신생 경제지들이 창간 당해연도에 흑자를 내며 연착륙한 데 대해 경제 정보에 대한 대중의 높아진 관심도와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경제i는 전 직원 50여 명 대부분이 기자로 구성돼 있다. 기사 생산인력 외 비용발생이 없는 편이다. 온라인 매체이므로 인쇄비도 없다.
우병현 연결지성센터장은 “마케팅이나 지국 운영비용 등이 들지 않았다”며 “콘퍼런스 등 지식 네트워킹 사업과 믿을 수 있는 콘텐츠로 다가서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인사이트는 창간 직후 폭발적 독자유입이 있었고 그 뒤로는 성장 추세가 둔화됐지만 월단위로 지속적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광고가 아닌 구독료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창간된 매체가 아니더라도 몇 년 사이 등장한 온·오프라인 경제지들은 대부분 안정적 수익구조를 확보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동아일보 발행 격주간지), 이투데이, 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등이 그들이다. 범 경제지 전자신문, ZDnet코리아 등 IT 쪽 전문지들과 경제 방송 분야인 토마토TV 등도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경제 매체는 창간만 하면 성공한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분위기는 지속적인 경제·자매지 창간 붐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A신문은 최근 경영기획실 차원에서 경제지 창간을 검토했다. A신문 한 관계자는 “다른 회사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서 경제지 창간 모델을 구체적으로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지 창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매체가 범람할 경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제 살 깎기’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종합일간지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제지들이 주식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왜곡된 금융 정보로 ‘기사(정보)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일간지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한 인터넷 경제지는 국장급 간부들의 연봉이 1억원이 넘는데 이는 종합일간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면서 “이들이 한 달 3억원씩 광고를 수주한다는 이야기가 업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본에 대한 비판과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기업 등 외부 자본 유입으로 경제지들이 창간되는 데 대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있다. 최근 건설, 지주사, 창투사 등 여러 기업들이 경제 관련 매체 인수에 관심을 보이거나 창간에 직접 뛰어든 예들이 많다. 기업의 투자는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 초기 시장진입은 용의하지만 사기업의 이익 앞에 저널리즘 가치는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KBS1라디오 성공예감 진행)은 “저널리즘을 위장한 비즈니스 추구와 저널리즘이 결여된 기사생산이 느는 점은 안타깝다”며 “경제적 관점으로도 신생 매체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재테크) 중심의 기사를 주로 생산하고 있고 이것이 자산시장 붕괴를 조장하는 측면이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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