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관료사회 비판도 서슴지 않아

한국기자협회-중국기자협회 교류 취재기


   
 
  ▲ 중국 베이징 소재 경제일보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한국기자협회 중국방문단을 맞아 자사를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중국방문단(단장 민경중·CBS 크로스미디어센터장)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7일간 중국기자협회 초청으로 베이징, 푸젠성 푸저우와 샤먼 등을 방문했다. 각 지역 및 당 고위지도자들과의 면담 및 만찬이 이어졌으며 경제일보와 복건일보 신문그룹, 하문TV 등 중국언론도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방문단이 찾은 푸젠성 등지에는 엄청난 규모의 사업들이 구역마다 진행되고 있는 등 경제 격변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언론의 변화상도 마찬가지다. 민감한 보도는 아직 통제되고 있지만 과거 다루지 못했던 민생 및 관료 부패 문제 등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은 과거와 사뭇 달라진 점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신문들이 인터넷사이트 및 인터넷 방송 등 새로운 언론 모델을 찾기 위해 거액을 투자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모습들이다.

“중국언론 미래는 인터넷이죠”
중국의 경제 보도를 담당하는 중요한 매체 가운데 하나인 경제일보는 방문단이 도착한 지 10여 분 만에 뜻밖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프레젠테이션 도중 한국기자협회 방문단이 경제일보를 찾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사진과 함께 사이트에 게재한 것이다.

이는 과거라면 좀처럼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평이다. 그만큼 중국과 중국언론이 빨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 지원을 받는 국영이지만, 독자적인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에다 중국에서도 성장속도가 빠른 인터넷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의 신문들은 인터넷 방송국을 개국하고 쇼핑몰을 만드는 등 인터넷 대응과 수익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문단이 찾은 경제일보(발행부수 70만부)와 복건일보(발행부수 27만부)만 해도 모두 인터넷 사이트와 인터넷 방송국 스튜디오를 만드는 데 수십~수백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했고 인원도 50~1백여 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제일보 최준 인터넷 편집장은 “중국 언론에서도 매체 통합이라는 화두가 자주 입에 오른다”며 “수익은 미미하지만 인터넷 사이트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 보급률이 낫다 보니 신문부수가 매년 늘어나는 등 중국의 특성상 종이신문은 아직 사양산업이 아니라는 말도 나왔다.

관료부패는 신랄하게 지적
중국 언론이 과거와 비교하면 비판적으로 변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방문 당시 화제가 된 ‘리강 사건’이다. 지난달 중국 허베이성 신방과 학생인 리치밍이 대학교 안에서 운전을 하다 두 명의 여학생을 치어 끝내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사고 때 이 학생이 차에서 내려 “우리 아버지는 리강이다”라고 큰 소리를 쳤다는 것이다. 리강은 허베이성 시공안분국 부국장으로 우리로 말하면 경찰 고위간부급이다.

이 사실은 중국 언론매체에 의해 대서특필됐고 중국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내며 “우리 아빠는 리강이다”라는 댓글 놀이의 단초가 됐다.

민경중 단장은 “중국 최대 일간지(당 기관지 성격)인 인민일보마저 ‘리강 사건’을 다뤘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과거 이런 문제를 언급조차 못했던 것에 비하면 중국의 언로가 상당부분 활발해졌고 중국도 점진적으로 미래를 향해 나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쿤호우 중국기자협회 서기는 “중국 언론들은 관리의 부정부패 문제에 강력한 비판을 하기도 한다”며 “나라의 정책을 홍보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사회에 대한 비판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도 언론인의 책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방문단은 이밖에도 △중국기자협회 △푸젠성 기자협회 △푸젠성 마미개발구 △샤먼 경제기술개발구 등을 방문했으며 이 지역 고위지도자들과의 만찬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양국간 민간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약속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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