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정보 유출' 커지는 의혹들

삼성 오 부장, 도처에 이메일 보내…임시 아이디로 뉴스시스템 접속

MBC 내부 취재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삼성은 그룹과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으나 MBC 기자 출신인 삼성경제연구소 오 아무개 부장을 정점으로 의혹은 꼬리를 물고 있다.

오 부장은 최근까지 MBC 메일([email protected])을 사용했고, 이 메일을 통해 삼성뿐만 아니라 다른 이메일 주소로도 전자우편을 발송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사내 정보의 유출자로 알려진 MBC 문 아무개 차장과 수십 차례 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MBC 감사 결과 오 부장은 지난 7월16일 아침, MBC 이메일 ‘[email protected]’에 들어와 문 차장이 전날 밤에 전해준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 후임 하마평에 대한 정보보고를 열람한 이후 자신의 삼성 이메일인 ‘[email protected]’으로 보냈다.

이 정보는 돌고 돌아 8월4일 국회에서 발견됐다. 오 부장이 삼성 내부를 포함해 여러 곳에 이 정보를 전달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삼성이 오 부장의 삼성 이메일을 추적한다면 누구에게 흘러갔는지 알 수 있는 셈이다.

오 부장은 또 ‘[email protected]’에서 다른 이메일 주소로 전자우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가 빼돌린 내부 정보가 이 메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MBC 관계자는 “메일 로그 기록을 통해 오 부장이 한메일, 지메일 등을 이용하는 수신인들에게 메일을 보낸 것을 확인했지만 수신인의 신원은 파악이 안된다”며 “다만 흔적이 남는 MBC 메일로 중요 정보를 전달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 부장은 MBC 뉴스시스템에 접근할 때 관리자들이 쓰는 임시 아이디로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퇴직 후 1년간 사내게시판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가 살아있어 동료들의 근황이 궁금할 때 몇 번 접속했다”는 오 부장의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MBC 정보시스템부 관계자는 “뉴스시스템 아이디는 퇴직과 동시에 지워진다”며 “본인 아이디로 들어왔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로그인 기록을 역추적해 삼성에서 접속했을 때 썼던 아이디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MBC 감사 결과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회사 시스템 전체에 결함이 있는 중대사건이라는 점에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정밀하게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MBC 노동조합은 10일 발행되는 특보를 통해 “삼성의 조직적 관련 여부와 관련해 조사된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삼성을 향해 즉각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지난 3일 삼성 직원의 MBC 내부 정보 훔쳐보기와 관련해 “이번 일은 회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면서 “삼성에 대한 잘못된 의혹과 시선을 바로잡기 위해 현재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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