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이근행)는 자사의 취재 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삼성의 유감 표명에 대해 4일 “변명인지 사과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입장을 내놨다”며 “명백한 잘못 앞에서도 제대로 된 사죄 한마디조차 하지 않는 뻔뻔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날 발행한 특보에서 “언론사의 취재 정보와 기사를 훔쳐보는 군사독재 시절에나 있을 법한 무시무시한 범죄를 저질러 놓고도 이에 대한 반성의 빛은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삼성의 변명대로 그저 직원 한 명이 ‘호기심’에서 저지른 잘못이라고 해도 해당 직원을 잘못 관리한 데 대해 진심어린 사죄부터 하는 게 최소한의 도리이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김재철 사장이 낸 사내 성명을 거론하며 “삼성을 향해 엄중하게 경고하고 책임을 물어도 모자랄 판인데, 사장의 글에는 삼성에 대한 언급조차 없다”면서 “권력과 자본 앞에 한없이 약해지는 MBC 사장의 모습이 삼성을 안하무인의 괴물로 만들어 놨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3일 “어떤 식으로든 저희 삼성 직원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오아무개 부장이 문화방송 퇴직 후 1년여를 지나 개인적인 관심으로 문화방송 사내망에 접속한 것은 사실이다. 삼성은 이번 사안이 회사 차원에서 벌어진 일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논평을 내어 “MBC가 ‘삼성’이라는 거대 자본권력 앞에 진실은 묻어두고 정보를 유출한 내부 직원 한 사람 징계하는 선에서 어물쩍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며 MBC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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