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내 온라인망에 익명제로 개설했던 ‘기자실(자유게시판)’을 최영범 보도국장이 일방적으로 실명화하면서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기자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스마트폰 지급 시기와 관련해 회사 측의 무성의를 비판하는 글들이 이 익명 자유게시판에 올라왔고 “치사하다”는 댓글이 붙었다.
이에 최 국장이 경고했지만 관련 댓글이 다시 올라오자, 실명제를 실시하겠다며 전산팀에 프로그램 개편을 지시했다.
SBS 기자들은 13일 긴급 기자협회 총회를 개최하고 ‘기자실’에 부적절한 표현이 올라온 점은 유감이며 자정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실명제로 전환하는 것은 사내 소통에 장애를 가져 온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자실’이라는 소통창구가 기협 등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국장이 독단적으로 실명제로 전환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이에 기협 집행부 등 기자 20여 명은 14일 보도국장을 면담했다.
최 국장은 이날 “‘기자실’은 업무공간인 만큼 결정권한이 국장에게 있다”며 “실명제로 전환한 이상 결정을 번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기자실에 올린 글에서도 “(기자실 문제는) 언젠가는 정리했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지난 15일 긴급 운영위원회와 20일 총회 등을 연달아 개최했으며 기수별 성명서를 발표했다.
기자들은 성명서에서 “내부의 쓴소리도 수용하지 못하는 리더십으로 어떻게 외부를 향한 날선 비판을 당당히 감당할 것인가”라며 “일방적으로 단행한 기자실 실명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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