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불교방송 사태 '촉각'

노조, 사장대행 퇴진운동 본격화
영담 재단이사장 입지에도 타격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 출신인 김영일 불교방송 사장대행 퇴진운동이 본격화되면서 불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사장대행 퇴진 문제의 이면에 불교방송 이사회(이사장 영담 스님)와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민병천) 등 불교계의 갈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10월9일 불교방송 재단이사장인 영담 스님은 대한불교진흥원이 ‘불교방송 사장 추천권 보장’ 등 사장 선임 문제를 거론하며 반발하자 ‘김 사장대행의 1원 연봉 약속’을 근거로 이를 정면 반박했다.

당시 영담 스님은 “(1원 연봉 약속 등으로 볼 때) 김 사장이 참다운 불자의 모습을 보였다”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되 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받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책임 경영”이라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사장 대행 임명 당시 “연봉 1원에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며 언론특보 출신인 점 등을 무마하고 불교방송에 입성한 바 있다.

그러나 노조가 최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김 사장은 임명 당시부터 월 1백만원의 급여와 판공비 3백만원을 받은 데다 올해 5월부터 연봉 7천만원과 판공비 2백만원, 사장 전용차량(할부 1백20만원), 광고 유치 리베이트(20%), 기사·비서 월급 등 월 1천만원을 받고 있다. 반면 불교방송 직원들은 상여금 체불까지 되고 있다.

재단 이사장인 영담 스님이 ‘1원 연봉’을 거론하며 김 사장을 “참다운 불자”, “책임경영”의 사례로 추어올렸지만 실상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영담 스님으로서는 이를 근거로 대한불교진흥원 등 불교계의 반발을 일축해 온 터라 타격이 불가피한 양상이다. 불교계에서는 불교방송 재단 이사회가 대한불교진흥재단의 사장 추천권 등을 무시하는 등 독단적 운영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달 7일 “불교방송이 종단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는 사유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계종의 수장이 이 같은 발언까지 하며 불교방송 이사회에 대한 불만을 이례적으로 털어놓은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김 사장 대행의 연봉 건이 불거지면서, 본인은 물론 재단이사회의 입지까지 곤란해졌다.

불교계의 한 관계자는 “불교방송 김영일 사장대행 건은 불교계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보는 사안 중 하나”라면서 “김 사장 대행이 자진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도는 등 안 좋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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